쉬운줄 알고 덥석 시작했지만 세월이 가도 좀처럼 진척이 없으니 헛수고를 하는 것 같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다.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생겨 일본어 야후 채팅방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던 야마모토라는 형제를 만나게 되었다. 나보다 3살 아래지만 서로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같이 대화를 나누며 공부하기로 약속했다.
그가 권하는대로 MSN으로 저녁에 30-40분 대화를 나눈다.
마이크 상태도 좋지 않고 둘다 언어력도 신통치 않기에 말보다는 주로 글로 대화를 나눈다.
번역기 도움을 받아가며 문자를 주고받기에 직접 대화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왜 일본어를 배우느냐고 묻는 야마모토에게 일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무심결에 대답을 했다.
전 인구의 2%만 예수를 믿는 나라, 모든 사물을 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예수의 이름마저 낯설게 느끼는 야마모토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어 공부에 목숨을 건 야마모토에게 얼마 전 한일대조 성경을 사 보내면서 매일 조금씩 한글로 읽어가면 실력이 늘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기대한 만큼 진지하게 성경을 매일 읽지는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선물을 받았으니 자기도 보답하겠다며 유명한 지역에서 수작업으로 만드는 목각인형(코케시)를 보내주겠다고 하기에 십계명이 있는 출애굽기 20장 페이지를 펼쳐 읽게하고 목각인형을 받을 수 없다고 정중히 사절하니 그것은 신상이 아니라고 했다.
며칠 후 정말 대나무로 만든 자그마한 목각인형을 보내왔기에 인터넷으로 코케시에 대해 검색해 보니 어린아이들이 등에 업고 다니는 인형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야마모토에게 보내준 것 잘 받았다고 인사하면서 절구공이처럼 생긴 코케시는 어디에 쓰는 물건이냐고 농담하며 마늘을 찍을 때 써야겠다고 했다.
범신사상에 젖어 있는 일본인에게 유일하신 참 하나님을 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야마모토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부질없는 일처럼 생각될 때도 있지만 빌립을 광야로 보내 에디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신 성령께서 나로 하여금 그를 사이버 공간에서 만나게 하셨음을 알기에 때를 얻든지 못얻든지 힘써 그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나는 그를 만날 때마다 묻는다.
오늘은 성경을 읽었습니까?
今日も聖書を読んだんですか쿄오모 세이쇼오 욘단데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