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해안 도시로 보이는데 내륙 쪽으로는 큰 숲을 간직하고 있나 보다.
지명이 아오모리(青森) 즉 푸른 숲이니 그렇게 짐작하게 한다. 관광안내지에도 수목박물관이 나와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아오모리의 해안을 끼고 있는 중심 도시를 맴돌 뿐이다.
낮 시간에 잠깐 아사무시온센 역으로 갔다. 한여름 반딧불로 유명한 지역인가보다. 역 앞에 있는 족탕에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했다.
잠시 후에 행색이 초라한 한 사람이 찾아와 발을 족탕에 담그기에 가까이 가서 말을 붙였다. 북해도 사투리가 심해 무슨 말인지 거의 알아들을 수 없다.
가족을 물으니 결혼은 하지 않고 누이네 식구들과 함께 산다고 했다. 나이를 물으니 나와 동갑이었다. 약간 어눌해 보이니 결혼을 못했나 보다.
근처에 교회가 있는가 물으니 없다고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예수를 전했다.
예수를 믿으면 영생을 얻는다. 행복해진다. 더 이상 쓸쓸하게 지내지 않아도 된다고 복음을 전했다.
좀더 언어에 익숙해 복음을 제대로 잘 전하고 싶지만 아직도 서툴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저녁이 되니 쌀쌀한 기운이 감돈다. 이국 땅에 홀로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쓸쓸해진다.
역 앞에서 청년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도 열심히 노래한다.
매일 와서 노래하느냐 물으니 가끔 온다고 했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 괜찮은가 라고 물으니 좋아서 하는 일이니 사람들이 듣든지 않듣든지 관계가 없다고 했다.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청년인가보다.
친구 한명이 찾아왔다. 그 청년에게도 복음을 전했다. 십자가에 대해 서툰 말로 이야기 했다.
일본인들의 특색이 결코 상대방에게 싫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잘 들어준다더니 정말 그러했다.
삿포로에 왔다. 역시 북쪽이라 그런지 차다. 지금 나는 삿포로에 있는 작은 공원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삿포로 곳곳에 작은 공원들이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다.
몇몇 되지 않는 일본인들과 대화를 해 봤지만 대부분 그들은 정중하고 친절하고 예의바른 모습이다. 그렇게 자신의 의를 강조하기에 복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시간과 물질을 소모하는 여행이 아니라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되고 또 복음을 전하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소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