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십세 노모가 지난해 11월 직장암 수술을 받고 오랜 기간 투병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건강이 많이 호전되었다.
지팡이를 짚고 혼자 화장실 출입을 했고 주일 낮에는 부축을 받아 예배당에까지 올라가 예배도 드렸다.
그래서 장루를 교체하는 일 외에는 수발들 일이 거의 없어 주변에서 염려해 주는 것과는 달리 그동안 편하게 간병을 해왔다.
그런데 지난 목요일 아침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평소와 같이 화장실에서 장루 주머니를 갈아 드리고 모친을 내 보낸 후, 장루 주머니를 씻고 있는데 밖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불안한 마음으로 달려나가보니 모친이 바닥에 주저앉아 꼼짝도 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서둘러 업어 방에 눕혔는데 다리를 꼼짝도 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대퇴골 부분에 골절을 입은 것 같은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지 말지 망설여졌다.
대심방이 코앞인데 병원에 입원을 시키면 누가 간병을 한단말인가!
병원에 입원하면 임종 때까지 병원 신세를 져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들어 고통을 호소하는 모친을 병원으로 모시지 않고 뼈 부러진데 먹으면 좋다는 홍화씨를 찾아 먹이고 진통제도 구해 먹게 했다.
넘어진지 1주일이 되어 가는데 첫날과 같은 신음소리는 없지만 여전히 발을 꼼짝도 못하시니 보기가 딱할 뿐이다.
대퇴골 골절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노인들이 낙상할 경우 흔히 발생하는 일이며 일단 골절이 되면 치료가 더디기에 욕창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며 운동 부족으로 인한 기존의 질병의 악화로 1년 내에 사망하는 확률이 높다고 되어 있었다.
노환에 겹친 골절이니 병원에 가 수술을 받더라도 다시 걸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조금 어리석게 보일지모르지만 차라리 자연치유를 기다리며 곁에서 간병하는 편을 택해야 할 듯하다.
성경에서는 장수를 축복으로 여기는데 그것은 강건한 상태의 장수를 뜻할 것이다.
질병을 가진 채 장수하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일본 속담(命長ければ恥多し)처럼 욕된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하나님은 범죄한 인간이 영생하는 것이 불행한 일인 줄 아시고 죄문제를 해결받기 전에 영생하지 못하도록 생명나무로 나가는 길을 차단하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