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사도가 각처에 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돌아와 예수께 자신들의 행한 것과 가르친 것을 낱낱이 보고했을 때 예수는 그들에게 잠깐의 휴식 기간을 주셨다(막6:30-31).
휴식은 시간 소모가 아니라 다음 단계를 향한 충전기간이다. 무디어진 연장날을 가는 시간과 같이 유익한 것이다.
지난해 말 2005년도 목회 계획을 세우면서 다른 목회자들처럼 안식년은 갖지 못하더라도 한달 정도의 휴가를 얻어 여기 저기 여행하며 좋은 경험을 갖기 원하여 사례비는 올리지 말고 한달 사역을 쉴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청을 했고 당회원들은 흔쾌히 들어주었다.
그러나 부교역자도 없는 상황에서 교회를 한달동안 비우는 것이 무리인지라 궁리 끝에 목회자 수양회와 휴가를 연이어 받아 내기로 했다.
계획은 수양회에 참석지 않고 해외로 떠나는 것이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총회나 노회 행사에 너무 많이 빠졌기에 개인적인 용무로 불참하는 것이 합당치 않다 생각하여 수양회에 참석하고 연이어 일본으로 떠날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목회자 수양회에 참석하여 첫날을 보낸 이튿날 새벽 김병서교장님의 별세 소식을 접해 듣고 서둘러 올라와 장례를 치르고 이제 예정대로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다.
사실 노환으로 앓는 교우들이 많아 열흘간 교회를 비우는 것도 부담스러워 지난 목요일에는 김병서 교장님이 계신 병실을 방문하여 상태를 살펴보았는데 여전한 모습이라 안심하고 예정대로 휴가에 들어갔는데 그렇게 쉽게 가셨으니 아쉽기는 하지만 주 안에서 복된 죽음을 맞았으니 감사할 뿐이다.
이제 부담없이 여행에 임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정하신 기한에 김병서집사님을 불러가셨는데 개인적으로도 감사할 일이 또 생겼다.
왜냐하면 일본 여행을 위해 이미 모든 것을 예약해 둔 상태라 하루라도 틀려지면 많은 손실을 감수해야 할 처지인데 일정에 착오가 생기지 않도록 배려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릴 뿐이다.
(일본 여행을 하게 된 이유...)
이전부터 우상숭배에 빠져 사는 일본 현장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일본어를 조금씩 독학하였다(혼자서 하니 진도가 나가지 않네요)
그러던 중 2004년도에 노회의 재정 지원을 받고 일본 고베 신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고 여러 목사와 장로들이 일본 여행을 떠났지만 아쉽게도 나는 가지를 못했다.
그런데 큰딸이 일본어를 익히기 위해 도쿄에 먼저 가서 생활하면서 얼마전에 독방을 얻어 놓고 지내는지라 꼭 한번 찾아갈 마음을 먹었는데 우리의 여행 일정을 알려주니 그 기간에 서울에 사는 친구가 찾아온다고 하니 우리가 양보를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
딸의 방에서 숙박할 처지도 못되니 따로 여행을 해야 하는데 패키지 여행 상품은 모두 주일이 걸리니 어쩌겠는가.
하는수 없어 가이드 없는 개별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고 몇주 전에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예약하고 돈을 지불해 버렸다.
얇팍한 일본어 실력으로 고생은 하지 않을까? 길을 잃고 미아가 되지는 않을까 등등 여러가지로 염려되는 것도 많지만 주께서 걸음을 인도하실 것을 믿고 떠나기로 했다.
집사람 고생할까봐 혼자서 갈까 생각도 했지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 것 같지 않아 함께 떠나기로 했다.
사도바울처럼 전적으로 선교를 목적으로 한 여행은 아니지만 주께서 붙여주시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된다면 하는 바램이다.
바울이 빌립보에서 안식일에 기도처를 찾아 다니다가 강변에서 루디아를 만나 복음을 전했던 것처럼 우상으로 가득한 일본에서 부족한 종을 주께서 도구로 사용해 주시기를 바래는 마음이다.
주일을 비우는 휴가를 흔쾌히 허락해준 당회에 감사드리며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교우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잇테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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