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부터 복통을 호소하던 모친, 병원에 가자고 권했지만 한사코 거부하시며 진통제만 찾던 모친도 더이상 견딜 수가 없었던지 목요일 아침 병원에 가는 일에 동의 하셨다.
가야병원에 들리니 의사가 복부를 만져보더니 큰 병원으로 가보는게 좋겠다고 권해 성모병원을 향해 가던 중 문득 한방병원 생각이 나서 가까운 한방병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의사가 복부 이곳 저곳 만지더니 맹장염인듯하다면서 일단 입원을 시키라고 했다.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아픈 모친을 다시 차에 싣고 남서울 영상의학과까지 가서 CT촬영을 하고 왔다.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가는 곳에 천공이 생겼으니 외과 수술이 필요하다며 중앙대병원을 권해 곧바로 그곳 응급실로 들어가니 다시 ct를 찍고 그 외에 여러가지 검사를 하고나서 위급하니 곧바로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수술후의 여러가지 후유증을 듣고 부담이 되어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되느냐니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단다.
결국 수술에 동의하고 순번을 기다려 저녁 7시 15분에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새벽 1시경에 들어가 보니 평온히 잠들어 계신다.
수술 담당 의사의 소견에는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가는 관에 천공이 있어 수술을 시작했는데 내부에 암이 퍼진 것 같아 그쪽은 손을 댈 수 없어 그냥 두고 인공항문을 설치했다고 하시며 얼마 못갈 수도 있다고 했다.
어제 낮 면회 때는 맑은 정신이었지만 손은 침대에 묶여 있고 입에는 호수를 끼어두어 무슨말인가 하려고 애써도 들을 수가 없어 안타까웠는데 저녁에는 코와 입에 작은 마스크만 덮여있어 살짝 들어주면 말씀을 제대로 잘 하셨다.
병원 여기 저기 끌고 다니며 고생시킨 것도 알고계실 만큼 정신이 말짱했다. 뇌사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주의주었던 것을 상기하면 얼마나 감사했는지...
천국가게 기도하라 했더니 오래전부터 항상 그렇게 기도했다면서... 농담인지 진담인지 고생고생하며 수술했으니 백세까지 살아야겠다신다.
이틀 밤을 대기실에서 밤을 새웠는데 아침에 상태를 물으니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잠시 집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돌아왔다.
상태가 좋아져 기쁘기도 하지만 앞으로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모르기에 답답하기도 하다.
천국의 소망을 가졌으니 죽음이 두렵지는 않지만 요단강을 건너는 과정에서 겪게될 고통이 날이 길 때 본인도 가족도 힘들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환자의 회복여부보다 병구환을 담당해야 할 내 입장을 먼저 생각하며 엉뚱한 생각을 떠올리는 것은 나 뿐일까?
사람이 감당치 못할 시험당함을 허락지 않는다고 하셨으니 선하신 뜻대로 의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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