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모처럼 시간을 내 시골로 내려갔다.
처남 내외가 애써 가꾸어 놓은 과수원에 들어가 주렁주렁 열려 있는 사과를 따 담으면서 추수의 기쁨을 체험해 보았다.
해마다 이때 쯤이면 집사람은 시골로 내려가 일손을 도왔고 덕분에 우리는 손쉽게 사과를 얻어 먹을 수 있었다.
사실 사과뿐 아니라 장모님이 땅콩이니 호박이니 밭에서 거두어 들인 여러가지 농산물을 싸주시면 집사람이 힘들게 가져오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해부터인지 차를 갖고 내려가 그것들을 싣고 올라오게 되었다. 차가 가면서부터 아무래도 더 많은 것을 얻어오게 된 것 같다.
신토불이를 외쳐도 도회지에 사는 사람들은 속지 않고 우리 농산물을 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우리는 농사짓는 처가 덕에 우리 농산물을 아쉽지 않게 얻을 수 있었다.
올해는 새벽 예배를 장로님께 부탁하고 양해를 얻어 하루 전날 내려가서 여유있게 과수원에 들어가 사과를 따 보았다. 결혼한지 이십여년이 지났지만 올해 처음으로 그런 체험을 했다.
풍성한 열매를 따 담으면서 추수의 기쁨이 이런 것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올해는 남부지방이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그나마 처가 쪽은 피해가 적었다. 물론 결실하기까지 처남 내외의 수고는 말로 다 할 수 없이 컸을 것이다.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를 보니 일하는 것이 조금도 고생스럽지가 않았다.
봄에는 해지기까지 시간도 길어 일하는 게 무척 고달프지만 가을은 해도 빨리 질뿐 더러 풍성한 열매를 수확하기 때문에 조금도 고생스럽지 않다는 집사람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고는 처남 내외가 하고 우리는 작은 수고를 하고도 그 풍성한 열매를 함께 하니 우리는 기분이 좋지만 처남내외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문득 떠오르는 말씀이 있다.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가 함께 즐거워하게 하려 함이니라 그런즉 한 사람이 심고 다른 사람이 거둔다 하는 말이 옳도다 내가 너희로 노력지 아니한 것을 거두러 보내었노니 다른 사람들은 노력하였고 너희는 그들의 노력한 것에 참여하였느니라..."(요4:36-38)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저희의 곡식과 새 포도주의 풍성할 때보다 다하니이다"(시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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