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글씨가 커졌네요.
지금의 제 나이가 컴퓨터를 접하는 연령층으로는 거의 노년기 아닌가 싶은데 지금은 조그만 글씨가 보기에는 지장이 없으나 이미 노안이 시작된 걸 보니 몇 년 안으로 모니터도 돋보기를 들이대고 봐야 하지 않을까 적정하던 차였는데 미리 앞날을 다 준비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또 반가운 것은 수십 페이지에 이르는 말씀의 식탁 문제집을 쫓아가느라 한숨을 쉬던 차에 한꺼번에 몽땅 없애주셨으니 숙제를 탕감 받은 기분입니다.
그리고 전부터 여쭈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사이트에서 노래와 설교가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던데 그건 한 번 배우고 싶네요.
어떤 파일로 녹음이 되어서 올라가는지, 용량은 어떻게 되는지 가르쳐주실 수 있으시다면 제 이메일로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이건 제 개인의 문제이지만 여기가 미국이라는 피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모르는 것을 알고자 하여 책을 보아도 까만 것은 꼬부랑 글씨요 하얀 것은 종이라는 것밖에 알 수가 없네요.
애정소설이라도 읽는 거라면 단어 내용은 잘 몰라도 대강 눈치껏 끼워 맞추겠는데 컴퓨터 프로그램은 달라서 어디다 물어볼 데도 없고 들어도 뭔 소린지 모를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영어가 본토에서 구박을 받고 있지요.
그러고 보니 여기도 영어 버튼이네.
아이들이 어렸을 적 집에서는 우리 말만을 쓰게 하려고 애쓴 적이 있습니다.
한 번은 열쇠를 키라고 하길래 그게 무슨 뜻이야? 하고 모르는 척 버텼지요.
엄마, 키! 키도 몰라? 하길래 모른다고 끝까지 우겼어요.
엄마는 무슨 뜻인지 모르니 같이 사전을 찾아보자 하고 한글 대사전을 가지고 와서 아이들과 머리 맞대고 찾는데 이럴 수가! 무슨 한글 사전에 “키”라는 단어가 수록되어 있고 열쇠라는 뜻이라고 설명까지 되어있는 거야.
완전히 애들 앞에서 KO패 당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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