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차옥자 (cha-okja@hanmail.net)
2003/2/26(수) 05:57
복 받았다?
복된 죽음.
복된 삶.
복된 무엇.
지금까지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복 받았다고 입으로 말해왔을까?
그 동안 우리가 믿음 안에서 말한다 하는 복이 과연 주님 안에서의 복과 일치하고 있었을까?
재건후암교회에서 계시던 계득헌 목사님 사모님께서 얼마 전 이 세상을 떠나셨다 한다.
L.A.에 있는 유족의 집을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진정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복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한 번도 만나 뵙지 못했던 분인데도 유족을 통해서 전해 듣는 그 사모님과 목사님에 대한 말만으로도 나를 부끄럽게 했던 그 힘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들으면서 부끄러웠다. 많이 부끄러웠다.
나의 지나간 과거 행적이 부끄러웠고 지금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본 적도 없는 분이었는데도, 관심 가져본 적도 없는 분이었는데도.
과연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 사람들 입을 통해서 이런 힘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하니 또 부끄러워진다.
우리가 있는 이 곳과, 지금 같은 시간, 먼저 가신 분들이 영원히 안식하고 계시는 그 곳.
우리가 입으로는 주님의 세계를 동경하면서 진정으로 그 세계를 원했던 적이 있었던가?
지금의 삶이 주님 앞에 설 자신이 없어서 우리가 악착같이 이 세상의 삶을 더 붙들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친구가 하던 말이 생각난다.
자기가 아는 어느 전도사가 죽을 병에 걸렸다는데 살기 위하여 기도원에 올라가 울며 금식하고 기도 능력이 있다는 목사님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보기에도 처절한 투쟁을 벌리고 있다고 하면서 가지 않으려고 꼭 그렇게 애써야 하나 하는 것이었다.
나도 살면서 사람들로부터 복 받았다 하는 말을 가끔 듣는다.
잘 되면 복이더라.
내가 편하게 되면 복이더라.
힘들 때는 아무도 복 받았다 하지 않는다.
우리가 말하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복을 얼마나 세상적인 잣대로 평가하는지를 우리는 말하고도 모른다.
그 사모님이 우리가 말하는 복 받은 삶이었나?
아닌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의 삶이 남은 자들에게 신앙의 본으로 기억되고 삶의 본으로 기억되고 잠깐 들은 것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지는 그 힘은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의 좁쌀만큼도 안 되는 사고로 무한하다는 주님의 능력을 측정하려니 자기 마음 그릇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고도 입으로는 주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잘 깨달아 아는 것처럼 떠든다.
가만이라도 있으면 2등은 한다는데 떠들어서 자기의 무식을 나타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자신은 모른다.
증거한다는 삶.
그건 내가 떠들어서 되는 것은 아니더라.
그런데도 교회 안에는 왜 이리 옳은 사람만 있는지.
다 하나님 뜻이란다.
도대체 성경에서 말하는 죄인은 다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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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옥자집사 2판 퍼온글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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