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3: 31-38
지금 예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제자들과 최후의 밤을 보내고 있다. 제자들은 며칠 전 예루살렘에 입성하던 날 환영하던 군중들을 떠올리면서 당장 메시야 왕국이 세워질 것이라 확신하며 누가 큰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있었다.
예수는 어리석은 제자들을 깨우치기 위해 솔선수범하여 그들의 발을 씻겨주신 후 너희 중의 한 사람이 내게 발꿈치를 들 것(배반)이라는 충격적인 말씀을 들려주셨다.
본문은 당사자인 가룟 유다가 밖으로 나간 후 예수와 남은 제자들이 주고 받은 대화이다.
1. 영광을 얻었다.
“지금 인자가 영광을 얻었고 하나님도 인자를 인하여 영광을 얻으셨도다”(31)
얼마 후면 예수는 군병들에게 붙잡혀갈 것이며 가혹한 고초를 겪고 십자가에 달려 죽게 될 것이다. 제자 중에 자신을 배반할 자도 있고 부인할 자도 있고 모두가 자신을 버리고 달아날 것이다.
예수는 이런 일이 이어질 것을 모두 알고 계시면서 가룟유다가 배반의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면서“지금 인자가 영광을 얻었고 하나님도 인자를 인하여 영광을 얻으셨도다 만일 하나님이 저로 인하여 영광을 얻으셨으면 하나님도 자기로 이하여 저에게 영광을 주시리니 곧 주시리라”고 말씀하셨다(31-32)
제자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버림받는 것이 영광이요, 죽임을 당하는 것이 영광이라니 이해가 되는가?
예수께서 말씀하신 영광이란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는 것을 말한다.
만유의 주(主) 하나님의 목적은 타락한 인류를 구속하여 영광을 받으시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세상에 오셨는데 이제 그 때가 되었음을 아시고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여 아버지께 영광을 돌려드림으로 자신도 영광을 받게 될 것을 확신한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기의 영광을 위해 많은 것을 투자하고 희생한다(선수들, 학생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목적(영광)을 위해 자신을 포기하고 희생하는 자들이다.
좋은 토기를 얻기 위해 화로의 불을 조절하는 토기장이처럼 하나님은 그의 영광을 위해 우리를 고난으로 단련하신다. 그 뜻을 깨달을 때 혹시 우리에게 발꿈치를 드는 자가 있을지라도 예수처럼 개의치 않게 될 것이다.
2. 서로 사랑하라
예수는 제자들과의 마지막 밤을 보내시면서 촌음을 아끼며 사랑을 실천하셨다. 그러면서 제자들에게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부탁하셨다(34).
자신이 떠난 후 예수가 어떤 분이었는지를 후대에 증거해야 할 제자들에게 사랑을 강조한 것이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알리라”(35)
예수께서 주신 새 계명은 옛 계명 즉 구약의 율법과 차별화된 계명은 아니다. 구약의 율법 정신도 역시 사랑임을 예수는 강조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22:37-40)
선한 목자 예수께서 사랑하는 양들을 위해 목숨까지 버리신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
“그가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요일3:16)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치 아니하는 자가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가 없느니라 우리가 이 계명을 주께 받았나니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또한 그 형제를 사랑할찌니라”(요일4:20-21)
3. 후에는 따라 오리라
이전에 예수께서 유대인들에게“내가 너희와 함께 조금 더 있다가 나를 보내신 이에게로 돌아가겠노라 너희가 나를 찾아도 만나지 못할 터이요 나 있는 곳에 오지도 못하리라”고 말씀하셨다(7:33-34).
그런데 마지막 밤을 보내시면서 제자들에게도 같은 말씀을 되풀이 하신 것이다(33).
이에 베드로가“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고 묻자 예수는“나의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으나 후에는 따라오리라”고 답하셨다.
베드로가 “주여 내가 지금은 어찌하여 따를 수 없나이까 주를 위하여 내 목숨을 버리겠나이다”라고 결사 각오의 의지를 표하자, 예수는“네가 나를 위하여 네 목숨을 버리겠느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고 말씀하셨다(36-38)
인간의 의지와 결심은 여지없이 깨어질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와 성령의 도우심이 아니면 될 수 없다. 분명히 베드로는 진실한 심정으로 말했지만 예수의 예고대로 이튿날 새벽에 예수를 세 번 부인하고 말았다.
앞서 “나의 하는 것을 네가 이제는 알지 못하나 이후에는 알리라”던 말씀(13:7)처럼 우리의 지혜와 의지로 깨닫지 못하고 감당치 못하는 것도 성령의 은혜로 깨닫고 감당할 때가 올 것이다.
*연약하고 부족한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처럼 서로의 부족을 감싸는 사랑의 실천자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