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의 주인(마태복음 12: 1∼13)
예수와 유대인들이 가장 첨예하게 부딪힌 것은 안식일 문제였다. 당시 바리새인들은 안식일에 대한 39가지 규정을 갖고 있었는데 예수는 그러한 전통을 거부하는 파격적인 행동을 하셨기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예수는 규정에 매여 안식의 기쁨을 상실한 그들에게 안식일의 참된 의미를 일깨워주셨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주어진 것이니(막2:27) 안식의 축복을 누리며 생명을 구하는 선한 일에 힘써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1. 바리새인들의 비난
안식일에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 회당을 찾아가던 중 밀밭 사이로 지나게 되었는데 시장기를 참지 못한 제자들이 밀 이삭을 잘라 먹었다.
그것을 본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였다"고 고발했다.
같은 상황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다면 예수의 제자들은 남의 밀 이삭을 함부로 따먹은 죄로 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유대인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세의 율법에 허락된 것이기 때문이다. "네 이웃의 포도원에 들어갈 때에 마음대로 그 포도를 배불리 먹어도 가하니라 그러나 그릇에 담지 말 것이요 네 이웃의 곡식밭에 들어갈 때에 네가 손으로 그 이삭을 따도 가하니라 그러나 네 이웃의 곡식 밭에 낫을 대지 말지니라"(신23:24-25)
그렇다면 무슨 일로 바리새인들이 문제를 삼았는가? 바로 그 날이 안식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제자들이 이삭을 자른 것을 추수행위로 보았고 손으로 비벼 껍질을 불어내는 것을 타작과 정미의 행위로 보고 안식일에 일을 했다고 정죄한 것이다.
신앙생활을 바르게 하기 위한 규범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 규범을 설정한 의도와 관계없이 그것이 제도화되어 이처럼 왜곡되기도 한다.
2. 예수 그리스도의 변호
바리새인들이 예수를 뒤따른 것은 그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흠을 찾아내기 위함이었다. 그들은 안식일에 제자들이 이삭을 잘라 먹는 현장을 놓치지 않고 고발했다.
그러나 예수는 오히려 제자들의 편이 되어 변호하시며 성경의 사례를 들면서 그것을 정죄할 수 없다고 대답하셨다.
(1)진설병을 먹은 다윗: 예수는 그 옛날 다윗이 사울왕에게 쫓겨다닐 때 놉에 있던 아히멜렉 제사장을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고 그가 준 진설병을 동료와 함께 나누어 먹었던 사례를 들었다.
진설병이란 성소에 설치된 떡상 위에 안식일에 올려두는 열두 덩이의 떡을 가리킨다. 진설병은 안식일이 지난 후 거룩한 곳에서 제사장과 그 가족이 나누어 먹게 되어 있다(레24:5-9).
제사장 아히멜렉은 다윗이 찾아와 먹을 것을 구했지만 줄 것이 없어 진설병을 내 준 것이다. 배를 곯는 자에게 긍휼을 베푸는 것이 의식법보다 우선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수는 제자들이 시장하여 한 일을 문제삼지 말라고 하셨다.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 하신 뜻을 너희가 알았더면 무죄한 자를 죄로 정치 아니하였으리라"⑦
(2)성전에서 일하는 제사장: 율법에는 안식일에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심지어 불도 피우지 못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안식일에도 번제와 기타 여러 제사를 드려야 하기에 제사장들은 성전 안에서 여러가지 일을 해야만 했다. 이처럼 성전 안에서 안식일에 일하는 제사장을 정죄할 수 없듯이 "성전보다 더 크신"⑥ 예수를 위해 안식일에 일하는 것을 어찌 정죄할 수 있겠는가!
(3)안식일의 주인: 예수는 안식일의 주인은 자신이라고 하셨다.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니라"⑧.
천지를 창조하신 주께서 제 칠일에 안식하며 영광을 받으셨다. 안식일에 주인되시는 예수의 영광을 생각지 않고 개인적인 안식만 취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3. 선을 행하라
예수는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셨다. 전통적 규제에 매인 유대인들은 예수가 안식일을 범한다고 생각했지만 예수는 결코 안식일을 범하지 않으셨다. 그의 제자들도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안식일을 준수하며 회당을 찾았다.
(1)질문: 회당 안에는 한편 손이 마른 사람이 있었는데 그것을 본 사람들이 안식일에 병 고치는 것이 옳은가? 하고 예수께 물었다. 이전에 예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신 일을 알고 있었기에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질문한 것이다.
(2)귀한 생명: 그들의 질문을 되받아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양 한 마리가 있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으면 붙잡아 내지 않겠느냐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규제를 앞세워 생명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3)선을 행함: 안식일은 저주의 상징인 노동에서 해방되는 축복의 날이다. 자신보다 종과 육축과 객을 더 배려하는 날이다(출20:10). 질병으로 고생하는 자를 치유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안식을 주는 선한 일이기에 예수는 반대와 핍박을 예견하면서도 개의치 않고 손 마른 사람을 고쳐주셨다.
* 우리는 의식적(儀式的) 안식일을 지키는 자가 아니고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참 안식의 축복을 누리는 자들이다.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과(출20:11),구속자 되심을(신5:15) 기억하면서 주의 날을 성일로 알고 기쁘게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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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3/ 마12:14-21(이사야 예언 성취)
2003.03.09 /마11:25-30(아버지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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