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은 본분(베드로전서 5: 1- 4)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에 예루살렘 교회를 인도한 자들은 열두 명의 사도들이었다. 그후 믿는 자들이 늘어나면서 사도들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생겨나자 일곱 사람을 선택하여 재정을 맡기고 사도들은 말씀과 기도사역에만 전무(專務)하게 되었다.
그후 복음이 각처에 퍼지며 여기저기에 교회가 세워지자 그 지역의 교회를 감독할 일군들을 세우게 되었는데 이들을 장로 혹은 감독이라 부른다.
바울이 디도를 그레데로 파송하면서 맡긴 임무 중의 하나는 장로들을 세우는 것이었다(딛1:5).
오늘 읽은 본문에는 특히 장로들에게 맡은 본분에 충실할 것을 권하는 말씀이다.
1. 베드로 사도
베드로는 장로들에게 사도의 고자세로 지시하지 않고 "함께 장로된 자"의 입장에서 직무에 충실할 것을 부탁했다.
장로(長老)는 원래 연장자(年長者)를 의미한다. 경륜이 많은 어른들을 장로로 세우고 조언을 구했던 일은 모세 시대에도 있었다. 신약교회에서는 신앙과 재덕을 갖춘 자들을 장로로 세웠는데 지금은 각 교파마다 장로직의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장로교회 헌법에는 강단권과 치리권을 모두 가진 목사와 치리권만 가진 장로로 양분되어 있다.
장로의 직(職)은 영광스러운 것이지만 그 영광은 이후에 누릴 영광이고 이 땅에서는 고난의 직분임을 자각해야 한다.
"나는 함께 장로된 자요 그리스도의 고난의 증인이요 나타날 영광에 참예할 자로다"①
사도 요한도 자신의 신분을 장로라고 밝혔는데 그도 "나 요한은 너희 형제요 예수의 환난과 나라와 참음에 동참하는 자라"고 했다(계1:9)
2. 장로의 본분
장로의 본분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하나님의 양(羊) 무리"를 치는 것이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베드로를 찾아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을 때 그는 "내가 주를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때 예수께서 부탁하신 말씀이 "내 양을 먹이라"는 것이었다(요21:15-17).
즉 성도들은 주의 양들이니 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성도들을 보살피며 올바로 이끌라는 것이다.
양들에게는 목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주께서는 선한 목자로서 양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시기까지 하셨다(요10:14-15).
그렇게 사랑하시는 양들을 장로들에게 맡기셨다니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이처럼 귀한 사명이기에 바울은 결박이 기다리고 있는 예루살렘으로 가기 전에 밀레도에 에베소의 장로들을 불러놓고 "너희는 자기를 위하여 또는 온 양 떼를 위하여 삼가라 성령이 저들 가운데 너희로 감독자를 삼고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치게 하셨느니라"고 간곡하게 당부했다(행20:27).
3. 직무 수행의 자세
베드로는 귀한 사명을 맡게된 장로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1)자발적으로 헌신하라: "부득이함으로 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좇아 자원함으로 하며"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장로들도 의무감 때문에 마지못해서 억지로 직무를 수행해서는 안 된다.
자원하던 열성이 식어버렸다면 다윗처럼 회복을 원하는 기도를 드려야 한다.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키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시51:12)
(2)사욕을 버리라: "더러운 이를 위하여 하지 말고 오직 즐거운 뜻으로 하며"
초대교회에도 "경건을 이익의 재료로 생각하는 자"들이 있었다(딤전6:5). 자기에게 물질 혹은 명예에 이익이 되면 앞장서고, 손해가 될 것 같으면 발을 빼는 그런 자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장로뿐 아니라 모든 성도들은 교회의 일을 개인의 이익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특히 장로들은 하나님의 양 무리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개인적인 손실이 있더라도 감내하면서 즐겁게 그 일을 감당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나를 충성되이 여겨 이 일을 맡기셨기 때문이다.
(3)권위의식을 버리라: "맡기운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교회의 직분은 세상 권세와 다르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20:25-28).
(4)본이 되라: "오직 양 무리의 본이 되라"
권위 의식을 가지고 명령하기보다는 낮은 자리로 내려가 실천함으로 양 무리의 본이 되어야 한다.
예수께서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심으로 우리에게 본을 보이셨다. "내가 주와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요13:14-15).
4. 상급
주어진 본분을 잘 감당하는 장로에게 약속된 상급은 면류관이다. "그리하면 목자장이 나타나실 때에 시들지 아니하는 영광의 면류관을 얻으리라"
(1)목자장이 나타나실 때: 사람들은 당장에 인정받고 상을 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사람에게 받으면 나중에 받을 것이 없다(마6장).
(2)면류관: 본분을 잘 감당한 자들에게 약속하신 것은 시들지 않는 영광의 면류관이다.
* 맡겨주신 본분을 잘 감당하여 주의 재림의 날에 주의 즐거움에 다 참예하도록 힘쓰자(마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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