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제사장의 예언
요한복음 11: 45-57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는 믿는 자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시기 위해 죽은지 나흘이 되어 냄새가 나는 송장 나사로를 무덤에서 살려내셨다.
예수를 대적하던 종교지도자들은 그 소문을 듣고 당황하며 예수를 따르는 자들이 더 이상 늘어나지 못하도록 예수를 죽이기로 결의하고 그를 잡기 위해 공개 수배령을 내렸다.
공회의 결의 과정에서 대제사장 가아바가 했던 말을 중심으로 본문을 살펴보려 한다.
1. 표적에 대한 반응
예수는 선지자들의 예언대로 여러가지 표적을 행하심으로 자신이 그리스도 되심을 증거하셨다.
나사로를 살리신 것도 그 표적을 보는 자들로 하여금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기 위함이었다.
“내가 거기 있지 아니한 것을 너희를 위하여 기뻐하노니 이는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라”(14)
“이 말씀 하옵는 것은 둘러선 무리를 위함이니 곧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저희로 믿게 하려 함이니이다”(42)
그러나 그 표적을 보고 모든 사람이 다 믿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일을 바리새인들에게 고하여 예수를 경계하게 하였다(45-46).
말씀에 대한 깨달음과 순종이 없는 자에게는 그 어떤 표적도 소용이 없다.
“모세와 선지자들에게 듣지 아니하면 비록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자가 있을찌라도 권함을 받지 아니하리라”(눅16:31)
유대인처럼 표적을 구하는 신앙이 아니라 십자가 구속을 믿는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고전1:22-23).
2. 공회의 논의
예수를 반대하던 종교지도자들이 예수께서 죽은지 나흘이나 된 나사로를 무덤에서 살려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공회를 소집했다.
이전에 예수께서 귀신을 쫓아내며 병자들을 고쳐주셨을 때 그들은 예수가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고 비난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슨 말로 그 사건을 은폐하고 부정하고 매도할 수 있겠는가!
“이 사람이 많은 표적을 행하니 우리가 어떻게 하겠느냐”(47)
그들은 자신들의 위선을 꾸짖는 예수가 눈에 가시와 같은 존재였기에 많은 사람이 그를 좇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그들은 명분을 내세우며 예수를 제거할 대책을 세우기 위해 지혜를 모았다.
“만일 저를 이대로 두면 모든 사람이 저를 믿을 것이요 그리고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 땅과 민족을 빼앗아 가리라”(48)
민중이 모두 예수를 추종하게 되면 로마정부가 위협을 느껴 군대를 보내 자기들을 더욱 억압할 것이니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예수에게 신성모독죄를 씌웠던 그들이 이제는 로마 정부에 반역하는 정치범으로 몰려 한 것이다.
끝내 그들은 로마 황제 가이사만 진정한 왕이라고 외치며 진리의 왕국을 세우려 오신 왕을 거부하여 반역자로 고발하였다(요18:33-37,19:12-15)
3. 가야바의 예언
그해의 대제사장인 가야바는“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어서 온 민족이 망하지 않게 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한 줄을 생각지 아니하는도다”라고 제안했다(50)
즉 반란이 일어나기 전에 주동자 예수를 죽이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유익하다는 주장이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다는 명분을 걸고 예수를 죽이자고 제안한 것이다.
사악한 대제사장의 제안이 결국은 인류를 구속하기 위한 하나님의 목적을 성취하는 결과를 낳았다.
저자 요한은“이 말은 스스로 함이 아니요 그 해에 대제사장이므로 예수께서 그 민족을 위하시고 또 그 민족만 위할 뿐 아니라 흩어진 하나님의 자녀를 모아 하나가 되게 하기 위하여 죽으실 것을 미리 말함이러라”는 해설을 덧붙였다(51-52).
이처럼 하나님은 대적의 입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신다.
모압왕 발락의 청을 듣고 이스라엘을 저주하려던 발람선지의 입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메시야에 대한 예언을 하게 하셨다(민23:-24:)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를 시기하여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서 죽이려 했지만 이 일로 인해 하나님의 구속 역사는 순차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예수는 자기 민족뿐 아니라 온 세계에 흩어진 하나님의 자녀들을 모아 하나가 되게 하시려고 화목제물로 희생되셨다.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또 오셔서 먼 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고 가까운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이는 저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엡2:16-18)
4. 에브라임 동네로 피신하심
공회의 결의가 있은 후 예수에 대한 공개 수배령이 내려졌다(57).
아직도 때가 아님을 아셨기에 예수는 베다니를 떠나 빈들 가까운 에브라임 동네에서 머무셨다.
유월절이 가까왔기에 사람들은 부정을 면하기 위해 서둘러 예루살렘으로 모여들었고 예수는 십자가를 지실 마음의 준비를 하시며 때를 기다리셨다.
* 대제사장은 명분을 내세워 예수를 죽이려 했지만 오히려 하나님의 구속사를 성취시킬 뿐이었다. 인간의 불신이 하나님의 미쁘심을 폐할 수 없다(롬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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