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꿈치를 든 제자
요한복음 13: 18-30
통용되는 언어 중에 문자적으로 해석되지 않는 은유적인 표현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사교(社交)의 범위가 넓은 것을 한국에서는 발이 넓다고 하고 일본에서는 얼굴이 넓다고 한다.
오늘 본문에 발꿈치를 들었다는 말이 있는데 유대인들은 배은 행위 혹은 반역을 그렇게 표현한다.
최후의 만찬석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예수는 얼마 후에 그들 중에 한 사람이 자신을 배반하고 팔 것을 예고하셨다.
1. 아무 것도 모르는 제자들
제자들은 이 밤이 지나면 예수께서 붙잡혀 죽음의 길로 끌려가실 것도 알지 못한 채 누가 크냐는 문제로 서로 다투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 한 사람이 예수를 배반하게 될 것도 알지 못한 채 주께서 세우실 메시야 왕국의 우편과 좌편의 영광만 꿈꾸고 있었다.
예수께서 배교에 대한 성경의 예언을 일깨워 주시고 또한 직접 한 조각의 떡을 초에 찍어 가룟유다에게 주면서 당사자를 지목하셨지만 여전히 제자들은 깨닫지 못했다.
예수께서 가룟유다에게“네 하는 일을 속히 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서도 돈궤를 맡은 유다에게 명절에 쓸 물건을 사라는 것으로 생각한 자도 있었고 가난한 자들에게 구제하라는 말씀으로 생각한 자도 있었을 뿐이다.
영적으로 어두워지면 분별력을 상실하게 되어 도움이 될 친구를 의심하기도 하고 해를 끼칠 원수를 신뢰하기도 한다.
2. 미리 아시고 알리시는 예수
사람의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시는 예수는 처음부터 자신을 팔 자가 누구인지 알고 계셨다.
“너희 중에 믿지 아니하는 자들이 있느니라 하시니 이는 예수께서 믿지 아니하는 자들이 누구며 자기를 팔 자가 누군지 처음부터 아심이러라”(6:64)
“내가 너희 열둘을 택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러나 너희 중에 한 사람은 마귀니라 하시니 이 말씀은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를 가리키심이라 저는 열둘 중에 하나로 예수를 팔 자러라”(6:70-71)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 몸이 깨끗하니라 너희가 깨끗하나 다는 아니니라 하시니 이는 자기를 팔자가 누구인지 아심이라 그러므로 다는 깨끗지 아니하다 하시니라”(13:10-11)
가룟유다의 배신은 하나님의 구속사 속에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성경에도 미리 예언된 것이기에 예수께서 그 글의 한 부분을 인용하신 것이다.“나의 신뢰하는 바 내 떡을 먹던 나의 가까운 친구도 나를 대적하여 그 발꿈치를 들었나이다”(시41:9)
이 시를 쓴 다윗은 아들 압살롬과 모사(謀士) 아히도벨에게 배신을 당하였다.
이처럼 가까운 자들에게 배신을 당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미가 선지자는“너희는 이웃을 믿지 말며 친구를 의지하지 말며 네 품에 누운 여인에게라도 네 입의 문을 지킬찌어다”고 했고(미7:5), 예레미야도 “너희는 각기 이웃을 삼가며 아무 형제든지 믿지 말라 형제마다 온전히 속이며 이웃마다 다니며 비방함이니라”고 했던 것이다(렘9:4).
원수의 입맞춤에 속지 말아야 한다.“친구의 통책은 충성에서 말미암은 것이나 원수의 자주 입맞춤은 거짓에서 난 것이니라”(잠27:6)
예수는 무지해서 가룟유다를 신뢰한 것이 아니라 구속사의 필연적으로 개입되어야 할 사건이기에 그를 제자로 불러들인 것이었다.
“지금부터 일이 이루기 전에 미리 너희에게 이름은 일이 이룰 때에 내가 그인줄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로라”(19)
가룟유다의 장래를 모두 아시는 예수 (인자는 자기에게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면 제게 좋을 뻔하였느니라(마26:24))이기에 민망하여 그를 일깨우는 말씀을 계속하셨지만 유다는 회개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3. 발꿈치를 든 가룟유다
가룟유다가 예수께 발꿈치를 들만한 이유가 있었는가? 어떤 이들은 가룟 출신이었던 유다가 갈릴리 출신인 다른 제자들과 어울리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탐욕으로 인한 결과임을 암시해준다.
이전에 마리아가 고가의 나드 향유를 예수의 발에 붓는 것을 보고 그것을 왜 허비하느냐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느냐고 비난했는데 가난한 자를 생각하는 척했지만 실상은 공금을 횡령하기 위함이었다(12:5-6).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귀하신 예수를 은 삼십에 팔아 넘긴 것이다.
가룟유다는 열두 제자로 선택받았으며 돈궤를 맡을만큼 신용도 얻었다. 병 고치는 능력과 귀신을 내어 쫓는 권세를 받아 전도활동에 나서기도 했다(눅9:1). 주의 이름으로 영접도 받았다(20)
그러나 그는 거듭나지 못한 자였기에(목욕하지 않았음)물욕에 끌려 예수께 발꿈치를 든 것이다.
능력과 권세를 받았을지라도 탐욕을 버리지 못하면 배은자가 될 수 있다.
“여수룬이 살찌매 발로 찼도다 네가 살찌고 부대하고 윤택하매 자기를 지으신 하나님을 버리며 자기를 구원하신 반석을 경홀히 여겼도다”(신32:15)
반면에 빌라델비아 교회는 적은 능력을 가지고도 주의 말을 지키며 주의 이름을 배반치 않았기에 예수께 칭찬을 받았다(계3:8).
*예수께 발꿈치를 들지 말고 온전히 무릎을 꿇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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