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옷
요한복음 19: 23- 24
성경은 구속사(救贖史)를 다루는 책이다.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작정과 그 뜻대로 모든 것이 성취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구속사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다. 그래서 예수는 성경이 자신에 대한 기록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요5:39)
[또 이르시되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한 바 곧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 한 말이 이것이라 하시고](눅24:44)
본문에 나오는 하찮아 보이는 사건도 시편의 예언이 성취된 것으로 예수가 메시야임을 증거해 준다.
1. 옷을 나누어 갖는 군병들
예수 당시의 군병들의 기질이나 특성은 세례요한의 권면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군병들도 물어 가로되 우리는 무엇을 하리이까 하매 가로되 사람에게 강포하지 말며 무소하지 말고 받는 요(料)를 족한 줄로 알라 하니라](눅3:14)
예수의 십자가 사건 언저리에 등장하는 군병들은 고의든 타의든 간에 예수를 괴롭힌 것이 사실이다.
[군병들이 가시로 면류관을 엮어 그의 머리에 씌우고 자색옷을 입히고 앞에 와서 가로되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찌어다 하고 손바닥으로 때리더라]
(19:2-3)
[군병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고](23)
형을 집행하는 군병들은 예수와 두 강도를 십자가에 못박아 매단 후에 마치 적에게 빼앗은 전리품을 나누는 병사들처럼 사형수들이 입었던 옷가지를 나누어 가졌다.
물자가 귀한 시대에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예수의 교훈을 통해서도 당시에는 헌옷도 현물처럼 거래할 수 있는 빈핍한 현실을 엿볼 수 있다.
[너를 송사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고...](마5:40)
오죽했으면 군병들이 사형수가 걸쳤던 속옷까지 가지기 위해 혈안이 되었겠는가!
그들은 예수가 입었던 겉옷을 네 깃으로 나누어 가졌다. 아마도 예수를 맡은 군병이 네 명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속옷은 통으로 짠 것이기에 찢어 나누는 것보다 한 사람이 갖는 것이 낫다고 판단되어 누가 가질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 제비를 뽑았다.
골고다까지 따라간 사도요한은 그 장면을 보면서 메시야에 대한 성경의 예언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는 성경에 저희가 내 옷을 나누고 내 옷을 제비 뽑나이다 한 것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24)
2. 예언 성취
요한이 인용한 성경은 시편22편이다.
시편 22편은 다윗이 기록한 시인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사실대로 보여주는 그림책과 같다.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시22:1)
[나를 보는 자는 다 비웃으며 입술을 비쭉이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되 저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걸, 저를 기뻐하시니 건지실걸 하나이다](8)
[나는 물같이 쏟아졌으며 내 모든 뼈는 어그러졌으며 내 마음은 촛밀 같아서 내 속에서 녹았으며](14)
[개들이 나를 에워쌌으며 악한 무리가 나를 둘러 내 소족을 찔렀나이다](16)
[내 겉옷을 나누며 속옷을 제비뽑나이다](18)
복음서 기자들은 예수의 탄생과 고난의 사역, 그리고 죽으심과 부활, 이 모든 것이 메시야에 대한 예언의 성취임을 증거한다.
[주께서 선지자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니] [선지자 이사야의 글에] [기록된 바와 같이] [말씀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
예수의 십자가 사건은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인류의 대속을 위한 하나님의 뜻의 성취이다.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장사 지낸 바 되었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사...](고전15:3-4)
3. 벌거벗긴 예수
사람들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옷을 갖추어 입는다. 사회학자들은 사람들이 옷을 입는 이유를 추위를 피하기 위해, 상처를 면하기 위해, 장식하고 뽐내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성경에서는 수치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가르쳐 준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는 벌거벗고 살았지만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긋난 이후 수치심을 느끼며 몸을 가리게 되었다. 하나님은 타락한 인간의 몸을 보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아담과 하와가 깨달았던 것이다.(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들은 몸을 가려야 한다(출20:26))
그들이 무화과나무 잎으로 만든 치마는 오래갈 수 없었기에 하나님이 가죽옷을 지어 입혀주셨다.
나무 잎은 인간의 의를, 가죽옷은 그리스도의 희생을 통해 얻는 하나님의 의를 암시해 주고 있다.
하나님의 영광을 벗고 인간으로 오신 예수는 최후에 속옷마져 벗긴 채 적나나하게 십자가에 달렸다.
그가 수치를 당한 대신에 우리는 허물과 죄의 가리움을 받게 되었으니 얼마가 감사한 일인가!
[허물의 사함을 얻고 그 죄의 가리움을 받은 자는 복이 있도다](시32:1)
* 아담과 하와가 가죽옷을 입었듯이 우리는 예수를 입어야 한다(롬13:14), 수치는 주께서 다 당하셨으니 우리는 부끄러움을 보여서는 안된다(계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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