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니이다.
요한복음 19: 25- 27
예수는 유월절 기간에 낀 안식일 전날(금요일) 오전 6시에 사형 언도를 받고 형장으로 끌려가 오전 9시에 십자가에 못박혀 오후 3시에 운명하셨다.
여섯 시간의 고통을 견디면서 예수께서 일곱 차례 말씀하셨는데 그것을 가리켜 가상칠언(架上七言)이라고 한다.
십자가에 달려 처음으로 하신 말씀은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였고(눅23:34), 두 번째 하신 말씀은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며 예수를 의지하는 강도를 향해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약속하신 것이다(눅23:43).
그리고 세 번째 하신 말씀은 본문에 기록된대로 모친을 향해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하시고 연이어 사랑하는 제자에게 모친을 부탁하며 [보라 네 어머니라]하신 말씀이다(26-27).
1. 모친 마리아
예수께서 무력한 모습으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끌려갈 때 뒤따르는 여자들이 가슴을 치며 슬피 울었다(눅23:27). 예수의 모친 마리아도 그 중에 있었고 그녀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25).
예수의 모친 마리아는 신앙심이 깊은 여성이었음을 성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내를 알지 못하는 처녀였지만 가브리엘이 수태를 고지(告知)할 때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고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맡겼다(눅1:38).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의 모친 마리아를 복 있는 여성이라고 부른다(눅1:35,눅11:27). 마리아 자신도 복있는 자임을 인정했다(눅1:48). 하지만 육신적으로 생각해볼 때 마리아는 곤란을 많이 겪은 여성이었다.
마리아가 예수를 낳은 지 사십일이 되어 결례를 행하려 성전을 찾았을 때 선지자 시므온을 만났는데 그는 마리아에게 이런 예언을 했다. [보라 이 아이는 이스라엘 중 많은 사람의 패하고 흥함을 위하며 비방을 받는 표적 되기 위하여 세움을 입었고 또 칼이 네 마음을 찌르듯 하리라 이는 여러 사람의 마음의 생각을 드러내려 함이니라](눅2:34-35)
그 예언대로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바라보는 마리아의 심정은 그 누구보다도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2. 여자여
마리아가 괴로운 심정으로 예수를 바라볼 때 오히려 예수 편에서 마리아를 위로하며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예수는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십자가에 달려 있다. 이 엄중한 공적 자리에서 예수는 모친 마리아를 어머니라 부르지 않고 [여자여] 라고 부르셨다. 공생애 첫 사역지인 가나 혼인집에서도 역시 모친을 가리켜 [여자여]라고 부르셨음을 알 수 있다(요2:4).
[여자여]라는 호칭이 우리의 정서로는 부자연스럽게 들리겠지만 이 호칭은 아무에게나 붙이지 않는 높은 존칭어이다(황후를 부를 때 쓰는 호칭).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예수께서 마리아를 어머니라 부르지 않고 여자여 라고 부름으로 두 사이가 혈통으로 맺어진 모자관계를 조월하고 있음을 시사하신 것이다.
3. 아들이니이다
마리아를 향해 [여자여!]라고 부르신 후 연이어 [보소서 아들이니이다]라고 했다.
이전에 예수를 시기하던 자들이 예수가 귀신들려 미쳤다는 소문을 퍼뜨렸을 때 마리아가 걱정스러워 자녀들과 함께 예수를 찾으러 왔다. 그때 예수는 그들을 외면하시며 [누가 내 모친이며 동생들이냐] 하시며 둘러 앉은 자들을 가리키며 [내 모친과 내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자는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하셨다(막3:30-35)
그러나 지금 예수는 마리아를 모친으로 인정하면서 [보소서 아들이니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즉 예수께서 모친 마리아를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로 인정해 주었다는 의미이다.
4. 네 어머니라
예수는 골고다까지 좇아와 자신을 지켜보는 사랑하는 제자(요한)에게 모친의 장래를 맡겼다. 형제들에게 맡기지 않고 사랑하는 제자(요한)에게 맡긴 것은 현장에 동생들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무엇보다 제자(요한)를 크게 신뢰했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고통 속에서도 모친의 장래를 염려했던 예수에게서 인륜의 기본인 효를 배우게 된다.
예수께서 [아비나 어미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치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치 아니하고](마10:37)라고 교훈하신 것과, 또 부친의 장례를 치른 후에 제자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죽은 자들로 자기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가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라]고 명하신 말씀(눅9:59-50)을 곡해하여 기독교는 효를 부정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단지 예수는 공사를 분별하라는 뜻으로 이 말씀을 하신 것이지 부모를 외면하라고 그렇게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바리새인들이 고르반(하나님의 드렸음)을 핑계 삼아 부모를 공경치 않는 것을 책망하시며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훼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으리라는 율법을 강조하셨다(마15:3-6)
*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순종하여 받들던 예수(눅2:51)는 십자가상에서도 모친의 장래를 염려하며 제자에게 의탁했다. 부모 공경의 도를 마음에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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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17/요한복음 19:23-24(예수의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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