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추수 때(룻기 1: 15∼22)
유대인들이 크게 지키는 세 절기가 있다. 유월절과 맥추절과 수장절인데 이 때가 되면 모든 남자들이 의무적으로 성전을 찾아가 하나님께 예물을 바쳐야만 했다(출23:14-17).
그리스도인들은 유대인들의 절기를 지킬 의무는 없다(골2:16-17). 다만 심은 대로 거두게 하시는 하나님의 자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국교회는 7월 첫주일을 맥추절로 지키는 것이다.
맥추절이 되면 유대인의 회당에서는 룻기가 낭독되는데 우리도 오늘 룻기를 묵상해 보자.
1. 사건의 대략
룻기는 사사기의 부록이다. 왕이 없어 사람들이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던 때였다.
가나안에 흉년이 들었기에 엘리멜렉은 식솔을 거느리고 고향 베들레헴을 떠나 모압으로 이주했다. 이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엘리멜렉은 죽었고 아내 나오미는 그곳에 정착하기 위해 아들 말론과 기룐을 모압 여자들과 결혼을 시켰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두 아들 모두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절망한 나오미는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길을 나섰는데 두 자부도 함께 따랐다.
귀향 길에 나오미는 자부들을 향해 친정으로 돌아가 재혼하여 살 것을 권하자 오르바는 돌아가고 룻은 끝까지 어머니를 붙좇았다.
나오미와 룻이 고향 베들레헴이 이르렀을 때는 보리 추수를 할 때였기에 룻은 생계를 위해 아침부터 밭으로 나가 부지런히 이삭을 주웠다.
룻이 이삭을 줍던 밭은 엘리멜렉의 친족인 보아스의 밭이었는데 보아스는 룻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에게 친절과 호의를 베풀었다.
훗날 룻은 보아스와 결혼하여 죽은 말론의 대를 이어 주었다.
보아스와 룻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오벳의 손자가 다윗왕이며 훗날 다윗의 자손으로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셨기에 모압 여인 룻의 이름이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기록될 수 있었다.
2. 룻기에서 얻는 교훈
전원을 배경으로 한 한 가정의 이야기가 성경에 실린 분명한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먼저 그들의 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1)약속의 땅에도 흉년이 든다: 가나안 땅을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이라고 부르지만 그다지 여건이 좋다고 할 수 없는 땅이다. 애굽은 나일강의 풍부한 물을 수로(水路)로 끌어 올려 사용하기에 물 걱정할 일이 없지만 가나안 땅은 애굽과 달리 산과 골짜기에 있는 천수답이라 하늘에서 이른 비와 늦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었다(신11:10-11).
아브라함은 약속의 땅 가나안에 도착했지만 기근이 심해 견딜 수 없어 잠시 애굽으로 내려간 일이 있고, 이삭도 기근 때문에 그랄로 내려갔다. 야곱은 칠 년의 기근을 견디지 못해 아예 온 가족이 애굽으로 이주해 버렸다.
족장시대 뿐 아니라 사사시대에도. 그리고 왕국 시대에도 이스라엘은 여전히 기근에 시달려야 했다(다윗 때, 아합 때).
믿음으로 살 때도 감당치 못할 어려운 일이 닥쳐온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사람의 생각을 앞세워 하나님께 묻지 않고 떠나면 결국 손해를 보고 만다는 사실을 성경 역사는 교훈하고 있다.
(2)돌아오는 것이 회복의 실마리다: 나오미는 하나님의 징계임을 깨닫고 고향으로 되돌아갔다.
"내가 풍족하게 나갔더니 여호와께서 나로 비어 돌아오게 하셨느니라 여호와께서 나를 징벌하셨고 전능자가 나를 괴롭게 하셨다"(1:21)
이처럼 깨닫고 돌아오는 자를 속히 회복시켜 주시는 하나님이시다(호6:1-3).
(3)포기하면 하나님이 역사하신다: 룻은 나오미가 섬기는 하나님을 위해 자기 나라와 자기 신(神)과 젊음의 기회를 포기했다. 고난을 각오하고 베들레헴까지 와 비천한 일을 했다. 참으로 그는 여호와의 날개 아래 보호를 받으러 낯선 땅을 찾아온 것이다(2:12).
하나님은 룻의 발걸음을 친족인 보아스의 밭으로 인도하셨고 결국 그와 결혼하여 남편의 대를 잇게 하셨다.
3. 구속사(救贖史)
룻기가 성경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이유는 그 내용이 하나님의 구속사(救贖史)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구속사는 인간의 부족과 허물을 초월하신다.
유다가 창녀로 가장한 자부 다말과 관계를 맺어 베레스와 세라를 낳은 일은 부끄러운 사건이요, 언약백성인 말론이 모압여인 룻과 결혼한 것은 언약을 깨뜨린 탈선행위가 된다. 훗날 다윗이 우리아의 처 밧세바를 취한 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잘못된 행위를 초월하시고 구속역사를 이어 나가셨다.
* 어려운 일을 만나더라도 자기의 자리를 지키자. 넘어졌다면 다시 일어서자. 언약의 축복 아래 거하는 것이 진정한 축복임을 알고 주를 떠나지 말자. 무엇보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치게 하시는(롬5:20) 하나님께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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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7/고전4:14-21(자녀를 향한 권면)
2006.12.3/요한복음 5:19-30(영생이냐 심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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