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니 두려워 말라(마태복음 14: 22∼36)
예수는 벳새다 빈들에서 오병이어(五餠二魚)로 오천명을 먹이셨다. 이 놀라운 표적을 체험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는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고 했다(요6:14).
그러나 사람의 변덕스러운 마음을 아시는 예수는 흥분된 제자들을 앞서 갈릴리 호수 건너편으로 보내시고 군중들을 해산시킨 후 홀로 남아 조용히 기도하셨다. 바로 그날 밤에 일어난 놀라운 사건이 본문에 기록되어 있다.
1. 해산(解散)
빈들에 머물고 계신 예수를 찾아온 자들에게 예수는 저물도록 하나님나라의 일을 이야기하시며 병을 고쳐주셨다.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그들을 돌려보내기를 청했지만 예수는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고 하셨다. 양식을 구할 수 없는 빈들에서 한 소년이 가지고 있던 오병이어로 예수는 오천명을 먹이셨다.
이 일로 군중들은 예수가 메시야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 중에 로마정부에 불만을 품고 있던 자들은 군중을 선동하여 예수를 억지로 임금으로 삼으려 했다(요6:15).
제자들은 이제 곧 메시야 왕국이 세워지고 예수를 위해 충성한 자신들도 영광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에 한껏 부풀었다.
그런데 예수는 즉시 제자들을 재촉하여 배에 태워 건너편으로 가게 하신 후 빈들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 보내셨다.
이미 저문 시간이었기에 군중들은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홀로 남은 예수는 산에 올라가 기도하셨다.
세상의 지도자들은 군중의 지지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만 예수는 사람의 마음을 아시기에 그들의 지지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오직 기도로 앞날을 준비하셨다.
2. 풍랑을 만난 제자들
밤중에 배를 타고 갈릴리 바다를 건너던 제자들은 갑자기 불어닥친 풍랑으로 고생하게 되었다.
이미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수심이 깊은 곳에 이르렀고 풍랑도 거세었기에 헤엄쳐 빠져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기도하시던 예수는 제자들을 구원해 주시려고 물 위로 걸어 배가 있는 곳까지 찾아오셨다.
그때가 밤 사경(새벽 3시에서 6시 사이)이었다.
풍랑이 이는 어둔 바다 위로 걸어오시는 예수를 보고 제자들은 놀라 유령이라고 소리쳤다.
사람이 물 위로 걷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유령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예수는 그들을 구원하려 오셨는데 그들은 예수를 알아보지 못하여 오히려 더 큰 두려움에 사로잡힌 것이다.
그때 예수께서 하신 말씀은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 말라" 였다.
풍파 많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항상 기억해야 할 말씀이다.
3. 물 속에 빠진 베드로
어둔 저편에서 들려오는 예수의 음성을 듣고 베드로가 말했다. "주여 만일 주시어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라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 줄 수 있을 것을 베드로는 믿었다.
예수는 "오라" 명하셨고 베드로는 말씀에 의지하여 배에서 내러 물 위로 걸어 예수께로 갔다.
물 위로 걸어 예수께 가던 중 거세게 불어닥치는 바람을 보는 순간 두려움이 엄습했고 그 순간 그의 몸은 깊은 물 속으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그 즉시 그는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하고 소리질렀고 예수는 즉시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며 "믿음이 적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고 하셨다.
베드로가 물에 뛰어 들기 전에 한 말과 물 속에 빠진 후 한 말을 비교해 보라.
"주여 만일 주(主)시어든..."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물에 빠졌을 때에 "'만일' 주(主)시어든" 이라고 여유를 부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우리의 믿음도 베드로처럼 가변적이다. 물 위로 뛰어들 만큼 큰 믿음을 보일 때가 있는가 하면 어떤 때는 바람을 보고 무서워할 때가 있고 깊은 물에 빠져 허우적댈 때도 있다.
그러나 주님의 사랑은 여전하시며 우리를 지키시는 그 손길은 늘 가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4. 하나님의 아들
예수는 물에 빠진 베드로를 붙잡아 끌어 올려 함께 배에 오르셨다. 그 순간 멈출 것 같지 않던 풍랑이 일순간에 잔잔해졌다.
오병이어의 기적, 물 위로 걸어오심, 베드로를 물위로 걸어오게 하심, 바람을 잔잔케 하심... 이 모든 역사가 예수의 신성(神性)을 증거하는 것이기에 배에 있던 모든 사람이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며 절하였다.
그들은 무사히 바다 건너 게네사렛 마을에 닿았고 예수께서 그곳에 오신 사실을 알게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수많은 병자들이 예수께 와서 믿음으로 예수의 옷 가를 만졌고 만진 자들이 다 나음을 얻음으로 또 다시 예수가 하나님 아들이심이 증명되었다.
* 메시야 왕국의 영광을 바라며 힘차게 노를 젓던 제자들은 풍랑으로 죽을 고비를 맞게 되었지만 예수의 도움으로 구원을 얻었다. 하나님은 풍랑을 통해 그들의 허망한 꿈을 접게 하셨을 뿐 아니라 예수의 구원의 손길을 깨닫게 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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