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받은 무화과나무
마가복음 11: 11-14, 20-25
설교: 최영환목사
예수께서 나귀를 타시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다. 스가랴 선지자의 예언대로 자신이 왕임을 선포하기 위함이었다.
성전에 들어가 모든 것을 둘러보신 후 제자들과 함께 베다니로 내려가 하룻밤을 지내신 후, 이른 아침 식사도 하지 못한 채 예루살렘으로 돌아오셨다. 마침 길 가에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가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열매를 기대하며 다가가셨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하자 그 자리에서 나무를 저주하셨고 그 저주대로 무화과나무가 뿌리째 말라버렸다.
온유하신 주님께서 나무를 저주하신 이 사건은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그 속에 함축된 교훈이 있다.
1. 무화과나무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세 종류의 나무가 있다. 포도나무, 감람나무, 무화과나무다. 기드온의 아들 요담이 아비멜렉과 결탁하여 큰 죄를 저지른 세겜 사람들에게 들려준 비유에도 이 세 나무가 등장한다(삿9:7-15).
예수께서 베다니에서 하룻밤을 묵고 이른 아침에 식사도 거른 채 예루살렘으로 돌아오신 것은 당시의 궁핍한 생활상을 잘 보여준다.
로마의 식민지 시대였기에 가정마다 궁색했을 것이다. 예수는 그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으시려고 서둘러 나오셨을 것이다(마21:18).
예수도 우리와 동일한 몸으로 세상에 오셨기에 주리고 목마르고 고통을 느끼셨다.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에 다가가신 것이다(12-13).
때는 유월절 무렵이었으니 사월경이다. 아직 무화과의 때가 아니었다. 무화과는 삼월에 푸른 열매가 달리고(아2:11-13), 사월에 잎이 나서 무성해지고 열매가 익으면 유월에 첫 수확을 하고 팔월에 두 번째 수확을 한다.
무화과의 푸른 열매는 아직 풋내가 나지만 보릿고개 넘기던 시절 풋보리를 따먹듯이 서민들이 따 먹곤 했는데 예수는 그것을 기대하고 찾아갔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잎이 있으면 당연히 푸른 열매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예수께서 나무를 향해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고 저주하셨는데 제자들이 이를 들었다(14).
시장하신 예수께서 심술이 나서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의 상징인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려있지 않았듯이 이스라엘 백성 중에 하나님나라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자가 보이지 않으므로 그들이 화를 당하게 될 것을 미리 알리기 위해 제자들이 듣는데서 나무를 저주하신 것이다(마21:43).
선지자의 말씀을 통해 무화과 열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재앙이로다 나여 나는 여름 과일을 딴 후와 포도를 거둔 후 같아서 먹을 포도송이가 없으며 내 마음에 사모하는 처음 익은 무화과가 없도다 경건한 자가 세상에서 끊어졌고 정직한 자가 사람들 가운데 없도다...](미7:1-4,호9:10)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는 찍어버리시겠다고 주께서 경고하셨다(마7:19,요15:2).
2. 하나님을 믿으라
그 이튿날 아침 무화과나무가 뿌리째 마른 것을 보고 베드로가 한마디 하자 예수께서는 [하나님을 믿으라]고 말씀하셨다(20-22).
내가 믿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아론의 마른 지팡이에서 하룻밤에 움이 돋고 순이 나고 꽃이 피어 살구 열매를 맺게 하시는 축복의 하나님이시다(민17:8).
또한 하나님은 잎이 무성한 나무를 하룻밤에 뿌리째 마르게 하시는 심판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을 만홀히 여기지 말라. 하나님이 우리의 죄대로 갚으신다면 우리의 모든 소유는 한순간에 사라질 것이요, 우리의 몸은 나발처럼 한순간에 돌같이 굳어질 것이다(삼상25:37).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비웃지 말라(롬2:4-5).
3. 믿음의 사람들
이와 같이 하나님을 믿는 자라면 하나님께 모든 소원을 올려야 한다. 기도해야 한다.
산더러 들리어 바다에 던져지라 하며 말하는 것이 이루어질 줄 믿고 의심치 않으면 그대로 된다고 하셨다. 기도하고 구하는 것을 받은 줄로 믿으면 그대로 된다고 하셨다(23-24).
산더미 같은 문제가 내 앞을 가로막을 때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고 기도하자.
또한 하룻밤 사이에 생나무를 뿌리째 마르게 하신 하나님을 믿는 자라면 저주받아 마땅한 나를 용납하시고 오래 참으심의 사랑을 깨닫고 우리도 형제를 용서해야 한다.
[서서 기도할 때에 아무에게나 혐의가 있거든 용서하라 그리하여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허물을 사하여 주시리라](25)
열매도 없으면서 잎사귀 자랑하며 행세만 하려는 나를 이 나무처럼 저주하지 않으시고 기다려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입었으니 우리도 용서하고 회개할 때까지 기다려주자(벧전3:9).
* 주께서 기대하시는 열매(경건한 자)가 되자. 심판의 하나님을 두려워하자. 오래 참으심에 감사하면서 우리도 서로 용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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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07/ 마17:22-27(성전세를 내신 예수)
2003.05.25 /마13:44-58(천국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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