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면적이 넓은 콩고 민주공화국에 속한 키토나왕국의 왕족 욤비씨가 정치적인 이유로 한국으로 와서 난민 생활을 하게 된 이야기가 방송을 탔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심한 이 땅에 와서 극심한 차별을 받으며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도 왕족의 자긍심을 가지고 가족들을 지키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장면이 코끝을 찡하게 했다.
오랜 기간 불법 체류자 혹은 난민으로 살아가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멸시와 천대를 당하며 부당한 대우를 받았지만 그들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주변에서 자신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소수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그의 마음씨가 고마웠다.
한 주간 계속되는 인간극장 5부 전체를 다 보지는 못했지만 듬성듬성 보면서 인상에 남았던 부분들을 떠올려본다.
첫째, 지하철을 탔는데 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앉지 않고 서서 가는 장면이다. 피디가 그 이유를 물으니 자기가 앉으면 주변에 사람이 앉지 않아 결국 자기가 세 자리를 차지하는 꼴이 되기에 앉지 않는다고 했다.
피부색이 검은 외국인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우리를 오히려 배려하는 그의 말이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둘째, 공장에서 겪었던 사고에 대한 이야기였다. 실수로 팔이 기계에 끼여 위급한 상황에 처한지라 공장주에게 전화를 하여 도움을 청했지만 새벽시간이라는 이유로 오지 않아 결국 큰 상처를 입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노골적으로 한국에도 카스트 제도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이 왕이고 조선족은 신하고 그 아래에 필리핀인과 베트남인이 있고 최하층에 아프리카 흑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지난 식민시대의 역사와 외화벌이를 하러 근로자를 외국으로 내보내던 처절한 시절을 잊고 얼마나 교만해졌는지 반성하게 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같이 말씀하신다. [거류민이 너희의 땅에 거류하여 함께 있거든 너희는 그를 학대하지 말고 너희와 함께 있는 거류민을 너희 중에서 낳은 자같이 여기며 자기 같이 사랑하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거류민이 되었었느니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19:33-34)
셋째, 한국생활에 익숙해진 자녀들, 특히 축구를 좋아하는 맏아들에게 왕족의 자긍심을 갖도록 콩고에 대해 비전을 심어주며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타이르는 장면이었다.
그리스도인들도 이 땅에서 모멸감을 당할지라도 하나님 백성의 자긍심을 가지고 인내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 땅이 아무리 좋아도 안주하지 말고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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