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마지막 12시간을 다룬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주말 박스 오피스에서 1위에 올랐단다.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관람객 수가 1위라는 것 같다.
하긴 우리나라에 기독교 신자가 얼마나 많은가, 거기에 카톨릭교회까지 가세하여 단체 관람을 한다고 하니 흥행에 있어 대성공일게 분명하다.
이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마다 "아멘"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져 예배당을 방불케 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씁쓸한 생각이 들어 몇자 적어 본다.
아무리 영화가 잘 되었다 하더라도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일 뿐인데 거기서 아멘을 소리치다니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하긴 강단에서 목사들이 진리의 말씀이 아닌 싸구려 예화를 들려주면서도 아멘을 외치도록 훈련을 시켜왔으니 그 영화를 보면서 어찌 아멘을 아니 외치겠는가!
혹시 우리 교인 중에 이 영화보고 은혜를 받았다는 분이 있을까봐 걱정이 되서 한마디 한다.
영화를 보고 감동 받았다면 이해가 되지만 어찌 그것을 은혜라고 표현할 수 있겠는가!
나도 그 영화를 홍보물 시디와 사이버 공간에 올라온 전체 내용을 본 일이 있고 우리 교우들도 한번 봐야할 영화로 추천한 일이 있다.
내가 그 영화를 추천한 것은 감독 "멜 깁슨"이 카톨릭신자임에도 예상보다 성경에 입각하여 잘 각색이 되어 있었고 또한 그리스도께서 당하신 십자가 고난이 어떠한 것인지 좀더 피부에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혹자는 그리스도의 수난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잔혹사라고 했을만큼 신랄하게 잘 그려주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제발 우리 교우들은 영화를 보면서 아멘 하고 외치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돌아와서 은혜 받았다는 말도 하지 말았으면 한다.
아무리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고 가슴이 찡했다 할지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감동이었을 뿐이다.
말씀을 통해서는 은혜를 못받으면서 영화를 보면서 은혜를 받았다고 한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하기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라는 말씀을 심령에 새길 수 있었다면 은혜 받았다고 말 할 수도 있겠지?
한편의 영화보다 못한 설교를 주일마다 남발하고 있는 나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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