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켜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했다.
나는 비록 죄인이지만 내(我) 위에 양(羊)이 설 때 의(義)가 된다는 사실을 뜻글자인 한자어에서도 잘 표현해 주고 있지 않는가!
예수를 믿으면 죄 사함 받고 의롭다함을 얻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될 수 있건만 왜 이러한 축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처가가 있는 경북 군위군 내량 2동은 유교사상이 뿌리를 내린 남양 홍씨 마을인데 약 40년 전에 고 최영도권사가 들어와 복음을 전파하고 교회를 세웠다.
완고한 마을이었지만 유년부와 청소년들의 전도가 열매를 맺으면서 그 작은 교회에서 여러 명의 목회자와 사모들이 배출되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직도 예수를 받아들이지 않는 완고한 지역이다.
처가는 전통적인 유교사상을 가졌을 뿐 아니라, 할머니가 마을 근처에 절간을 세울만큼 불교에 심취된 가정이기도 하다. 현재 처남이 그 절간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러한 불신 가정에서 아내가 먼저 예수를 영접하게 되었고 하나님의 섭리 중 나와 결혼하게 되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을 구원을 얻으리라는 귀한 말씀을 알기에 처가에 열심히 복음 전했지만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약 5년 전쯤 중학교 교사인 막내 처제(홍순조 집사)가 복음을 받아들이고 예수를 영접하게 되었다.
처제는 대학 재학시절 방학기간에 열리는 전국 불교 연합 행사에도 참석하는 열열한 불교인이었기에 나와 신앙논쟁을 하면서 대립의 각을 세우곤 했었는데 예수를 영접하게 되었으니 하나님의 부르심이 아니면 될 수 없는 기적이었다.
지난 월요일 새벽 장모의 부고를 접하고 처가로 내려갔다.
삼년 전 장인의 장례식과 마찬가지로 유교식으로 진행되는 장례이기에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새벽기도회 때문에 조현종장로님께만 조용히 알렸다.
지난 장인의 장례식 때 동서들의 조문객 발걸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몰려들었지만 나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기에 나와 관계된 사람은 한 명도 찾지 않았었다.
금번에도 당연히 그럴 것으로 여겼는데 어떻게 소식을 들었는지 김도석 장로님이 조문을 오겠다고 연락이 왔다. 불신자의 장례이기에 정중히 거절했지만 문경에서 가까운 곳이니 참석하겠다고 해서 고맙게 받아들였다.
먼길을 찾아준 장로님과 잠깐 대화를 나누던 중 아내의 입을 통해 장모가 구원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듣게 되었다.
먼저 복음을 받아들였던 막내처제가 방학이 되어 일찍 내려가 어머니의 임종을 지켰는데 전도자의 사명을 다함으로 어머니가 끝내 예수를 영접하고 임종했다는 것이었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얼마 전 동생(처제)이 이사야 6장 8절(이사야의 소명장)의 내용을 묻기에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고 한다.
죄 사함을 받은 이사야가 "누가 우리를 위해 갈꼬!" 하며 일꾼을 찾으시는 주의 음성에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라고 대답했다는 말씀을 깨달은 처제는 복음 전할 사명이 자기에게 있음을 알고 완고한 오빠와 함께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면서도 담대한 마음으로 계속해서 예수를 전했고 끝내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주님께로 인도해낸 것이었다.
젊었을 때는 남편의 눈치를 보느라, 늙어서는 아들의 눈치를 보느라 교회에 가지 못했던 장모였는데...
목사도 사모도 못해낸 것을 초보 신자 처제가 해낸 것이다.
너무나 감사하고 감격스러워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
십자가상에서 운명 직전 예수를 구주로 영접함으로 구원받은 강도처럼 장모도 구원을 얻었음을 확신한다.
많은 사람이 예수 믿는 그 자체의 행복을 모르기에 마음껏 세상을 즐기다가 임종시 때 믿고 구원받은 자를 부러워하는데 얼마나 어리석은가!
오전 6시에 포도원에 들어가 온종일 일한 자들이 오후 5시에 포도원에 들어와 한시간만 일하고 동일한 품삯을 받았을 때 불평한 것처럼...
주님의 포도원에 일찍 들어와서 온종일 포도원 안에서 일하는 행복을 잘 모르는 자들이 아니던가!
그동안 완고한 그들에게 복음 전하기를 포기하고 있었지만 이제부터 더욱 분발하여 처가의 모든 식구와 일가 친족이 예수를 영접하게 될 날이 오기를 꿈꾸며 포기하지 않고 기도를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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