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교회와 연을 맺은지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렀군요.
신학교에 갖 입학한 나를 노회에서 남해에 있는 내산교회에 어린이라도 담당하라고 전도인으로 파송했습니다.
당시에는 전국에 있는 재건교회 목회자와 교우들이 내산 교회를 거쳐 성산이라 불리던 기도처로 무시로 드나들던 때였습니다.
당시 후암교회를 담임하던 목회자는 고 계득헌 목사님(당시 전도사)이었습니다.
그때 후암교회는 남해에 있는 몇 교회와 함께 독립으로 지내다가 서울노회와 막 통합한 때였기에 계목사님은 성산 기도원에 기도하러 오시거나 남해에 있는 지교회를 돌아보기 위해 남해에 자주 오시곤 했습니다.
그때 나는 계목사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후 군복무를 마치고 고향교회(부산 청학동교회-성은교회)를 섬기고 있을 무렵 후암교회에서 강원도 철원 오덕리에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1979년이었는데 계목사님이 추천해주어 4월 노회에서 나를 오덕교회로 파송했습니다.
오덕교회당을 건축할 때 터닦기 작업부터 완공되기까지 계목사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숙식을 함께 하면서 섬기는 삶이 몸에 배이신 목사님에게 많은 것을 배웠고 사랑도 많이 받았습니다.
1년 6개월쯤 지난 1980년 8월 후암교회는 또 정읍군 태인면 증산리에 교회를 세우게 되었고 나는 정든 오덕교회를 떠나 정읍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후 몸을 사리지 않고 섬기시던 계목사님은 중병이 들었고 결국 나는 증산교회를 떠나 1981년 12월에 후암교회로 올라와 전도사로 사역하게 되었습니다.
계목사님이 1984년 1월에 소천 하신 후, 교회는 한차례 어려움을 겪게 되어 1984년 5월 몇몇 성도들이 분립 강남교회를 세우게 되었고 나는 1986년 4월 시무를 사면했습니다.
내가 후암교회를 떠난 지 7년이 지난 1994년 4월 다시 후암교회를 시무하게 되었고 그해 6월에 위임도 받았습니다.
후암교회와 연을 맺은지 30년, 위임받은지 15년이 꽉차가건만 아무런 열매도 맺지 못했기에 부끄러울 뿐입니다.
누구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아무튼 올해 공동의회 때 안식년으로 한달의 휴가 기간과 여행경비 3백만원 책정이 통과되었습니다.
아마도 파라과이에서 봉사활동하는 둘째딸에게 가 보라는 배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교역자도 없는 교회 형편을 잘 알면서 교회를 비운다는 것이 내키지 않지만 장로님의 적극적인 호응을 외면할 수 없어 여행을 떠나기로 작정했습니다.
딸이 지내는 파라과이에 가기 위해 항공권을 예약했습니다.
직항은 비싸기에 차선으로 둘러둘러 상파울로를 통해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여행정보를 뒤지다보니 남미 여행이 부담이 되는군요.
날치기범, 강도떼에 대한 정보들이 수도 없더군요.
내가 사는 이 땅이 얼마나 안전한 곳인지 새삼 감사할 뿐입니다.
사실 우리 딸도 얼마 전 주일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대로변에서 강도를 만났답니다.
딸이 머무는 시골동리가 아닌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 대로변에서 강도가 흉기로 딸을 위협했고 딸이 울어도 도와주는 자 하나도 없었다더군요.
가지고 있던 핸드폰을 내어주니 곧장 달아나더랍니다.
흉기에 목이 찔린 아픔보다 마음의 상처와 두려움이 더 컸겠지요.
여행정보에도 그렇게 나와있더군요.
남미의 강도들은 여행객으로 보이면 대낮에도 흉기로 위협하는 일이 다반사이고 주변에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고요.
대신 사람을 해치지는 않고 순순히 돈만 빼앗아 간다더군요.
그래서 돈을 많이 지니고 다니지 말 것과 강도들이 가져갈 약간의 품돈은 지니고 있어야 한다나요...
초행에 말도 통하지 않는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파라과이 아순시온까지 어떻게 찾아가게 될지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정보를 알고 나니 마음에 부담이 되는군요. 그런데 바울사도는 오죽했겠습니다.
[여러번 여행에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고후11:26-27)
열악한 환경에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위험한 여행을 계속했던 바울 사도가 더욱 존경스럽습니다.
얼마의 세월이 더 지나면 나의 파라과이 여행기도 여기에 실려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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