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을 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일본 철도이다.
전국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시간표가 아주 정밀하게 짜여 있어 어디로 가든지 갈아타는 시간이 10분 내외의 간격으로 연결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기차요금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비싸다. 예를 들어 큐슈에서 도쿄까지 가는 데 신칸센(우리 나라의 KTX와 같은 종류) 요금은 편도가 50만원 가량된다. 그래서 내국인인 일본인들은 오히려 경비가 덜 드는 외국여행을 선택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만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철도 패스가 있어 외국 관광객들은 부담을 덜 가지고 철도여행을 할 수 있다. 나도 북 큐슈지역 철도패스와 전국의 철도를 다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한국에서 구입하여 왔다. 이것은 일본에서는 구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철도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철도 시간표를 잘 알아야 한다. 정확하게 시간을 맞추어 운행하기 때문에 먼저 목적지를 정하고 차를 갈아타는 지점과 시간대를 계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를 기다리기 위해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침착한 일본인들도 기차 여행을 할 때만은 기차가 정거하기 전에 서둘러 출입구 쪽으로 나가 기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차의 겉모양도 다양하고 실내의 좌석의 모양도 다양해서 철도여행을 처음하는 자들에게 큰 흥미과 기쁨도 선사한다.
그리고 한가지 재미 있는 것은 기차가 일정한 역에 도착하면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좌석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의아해 했지만 곧 이유를 알게 되었다. 기차의 가는 방향이 바뀌기 때문이었다.
어제는 큐슈의 가장 큰 도시인 후쿠오카에서 지하철과 버스도 이용해 보았다.
지하철은 우리나라 서울의 지하철보다 폭이 좁았다. 부산의 지하철 폭과 유사한 것 같았다. 그런데 1구간 편도 요금이 250엔이었다. 우리나라의 1구간이 900원이니 3배 이상이나 비싼 것을 알 수 있다.
시내버스도 타 보았다. 타고 내리는 시스템이 우리와 정 반대라 실수를 연발했다.
차선의 오른쪽으로 진행하는 우리나라의 차와 달리 일본의 차들은 왼쪽으로 달린다.
버스를 탈 때 앞문으로 타면서 요금을 내는 우리나라와 달리 뒷문으로 타고 내릴 때 요금을 낸다.
버스 요금은 거리 병산제인데 타면서 번호표를 뽑고 내릴 때 그 번호표와 함께 요금을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버스를 타면서 번호표는 뽑지 않고, 우리나라 식으로 요금을 내려 했지만 입구에 부착된 기계에서 요금 주입구를 찾을 수 없었다. 카드를 들이대는 자리와 번호표 나오는 구멍만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운전석에 곁에 있는 기계에 1000엔 지폐를 넣었다. 요금을 지불하면 거스름돈이 나오는 우리나라 식으로만 생각하고 돈을 넣었더니 잔돈이 쏟아져 나왔다. 요금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 보려고 세어보니 1000엔 그대로였다. 알고 보니 그것은 잔돈으로 바꾸어주는 기계였던 것이다.
곁에서 지켜보던 승객 중 한 분이 답답했던지 설명해주었다. 내가 탄 곳에서 내릴 곳까지의 요금은 220엔이니 내릴 때 내면 된다고 했다.
버스는 아주 천천히 시내를 운행했고, 신호등에 멈추거나 정거장에 설 때면 꼭 시동을 끄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하면 운전이 불편하고 신경이 많이 쓰일텐데 그렇게 하는 것은 매연을 줄이기 위한 방편인듯했다.
우리민족은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이 강해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지만 여행 중에 여러 면에서 선진국의 면모를 보고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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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2분
배에서 만난 일본인 할아버지와 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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