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나가사키에 사는 은진이 집을 찾아갔다.
특급 카모메를 타고 종점 나가사키역 보다 한 정거장 앞인 우라카미역에 내리니 사위가 차를 가지고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지은 지 오래된 낡고 작은 공무원 아파트였지만 둘이 지내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5분 거리에 마트가 여러 곳 있어 시장 보기도 편리했다.
토요일은 사위와 딸의 안내를 받으며 나가사키 관광에 나섰다.
나가사키는 지하철 대신 노면 전차가 교통수단으로 운행되고 있었다.
점심에는 나가사키에서 유명한 짬뽕을 시켰는데 입이 까다로운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아무래도 나는 선교사 체질은 못되나 보다.
식사 후 그라바 정원에 들렀다.
약 400년 전에 일본에 들어왔던 외국인들의 저택들 (글라바 저택, 링가 저택, 올트 저택)과 그 주변의 물과 녹음이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인데 언덕 아래로 나가사키의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나가사키 주변 산비탈에 세워진 집들이며 항만에 떠 있는 배들이며 모두 부산에 온듯한 착각을 갖게 했다.
나가사키 지역에는 다른 곳에 비해 교회당이 많이 눈에 띈다. 물론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아니라 로마 카톨릭 교회다.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전 1500년대에 나가사키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들어온 선교사들과 복음을 받아들인 교인들이 많이 순교한 곳이 이곳이란다.
데지마 라는 섬이 있는데 그곳은 기독교 포교를 못하게 하려고 막부가 포르투갈인들을 격리하기 위해 만든 1만 5천 평방미터의 작은 인공섬이라고 한다.
나가사키에는 뼈아픈 역사가 있다.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와 이곳 나가사키에 투하되었기 때문이다. 원자폭탄이 떨어진 11시 2분을 그들은 늘 기억한다. 모든 교회의 예배도 이 시간에 시작한다고 한다.
그 일로 우리민족에게는 광복이 찾아왔지만 그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고통의 역사다. 그래서 그들은 히로시마와 이곳에 평화의 공원을 만들고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이들이 평화의 왕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진정한 평화를 누리는 백성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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