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북해도의 최 북단인 와카나이에 갈 예정이었지만 도착시간이 늦으면 숙박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삿포로에서 일박하고 오늘 와카나이로 출발했다.
삿포로에서 와카나이까지는 특급으로 5시간 40분 가량 걸리는데, 가는 기차도 많지 않아 오늘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
12시 37분에 삿포로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있는데 오전에 마냥 삿포로에 머물기가 싫어 아사히가와까지 가는 기차를 탔다.
아사히가와는 자그마한 도시였다. 여기 저기 걷다가 수원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라는 표지판도 보았다.
한국인들이 종종 찾는 곳인지 한글로 된 안내판도 여기 저기서 볼 수 있었다.
약 2시간 후 그곳에서 와카나이까지 가는 기차를 만나 올라탔다.
도착하니 오후 6시 11분이었다. 북풍 찬바람이 세차게 몰아치고 모든 가게가 벌써 문을 닫고 있었다.
 일본 최북단 와카나이역
역 가까운 유스호스텔을 찾아가 회원증을 내밀고 숙박할 방으로 들어갔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회원증을 발급받았지만 일본의 유스호스텔은 그다지 싸지도 않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이라 불편했다. 다른 곳은 어떤지 몰라도 여긴 인터넷도 되지 않는다.
단지 빨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다. 물론 세제 값, 세탁기 사용료 모두 지불해야 하지만…
오후 6시가 조금 넘었는데 길을 나서니 인적은 이미 끊겼고 가게도 다 철시했다. 식당을 찾으려고 돌아다니다가 한 청년을 만났다. 너무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어 부담이 될 정도였다. 학생이냐 물었더니 시청공무원이라고 했다.
안내를 받고 식당에 들어가 메뉴를 보니 먹을만한 게 없다.
도저히 알 수 없는 식단표를 바라보다가 밥을 찾으니 밥을 곁들인 식단은 최하가 900엔이었다.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시켰더니 날계란을 풀어 만든 스프 같은 것을 밥에 말아 먹도록 한 식단이었다. 부식으로는 두어 젓가락 집으면 없어질 량의 오이 절임과 소고기 살점 한 덩어리가 들어간 국이 전부였다.
한국의 풍성한 식단과 비교할 수가 없다. 그래도 다른 지역에서는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 최북단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는 음식의 선택권이 없어 먹고 나서도 속이 거북해서 괴롭다.
찬바람을 맞고 유스호스텔로 돌아와 거북한 속을 달래기 위해 따뜻한 오차를 청하니 오차는 오전에만 나온다면서 찬물을 내준다.
왜 내가 일본의 최북단까지 찾아왔는지? 한국의 풍성한 식단과 따뜻한 방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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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09.10.14 - 09: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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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 끝자락에 시계를 두고 왔습니다.
누가 한국인을 빠르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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