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히로시마에 있는 평화공원을 찾았다. 원자폭탄 투하로 파괴된 건물의 잔재를 그대로 남겨둔 것은 그 날의 비참했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소풍을 왔는지 견학을 왔는지 드넓은 공원 이곳 저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아픈 과거는 기억하면서 그들의 침략의 만행으로 이웃 나라들이 고통 받았던 역사는 기억하지 않는다.
인플렌자 감염 지대를 피해 히로시마로 내려왔는데 일본의 제 이 도시라 불리는 오사카를 빠뜨릴 수가 없어 다시 위쪽 오사카행 기차를 탔다.
제 이 도시라 불릴 만큼 번창했고 활기도 넘쳤다.
염려와는 달리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신오사카역에서 내려 관광안내소를 찾아가 값싼 호텔을 찾으니 신이마미야역 부근에 비즈니스 호텔이 모여 있단다.
전철로 갈아타고 신이마미야역에서 내려 호텔을 찾아가던 중 교회가 보였다. 보물찾기 만큼 교회 찾기가 어려운 나라인데 교회가 보이니 반가왔다. 찬송 소리가 나서 안에 들어가 보니 노숙자 알코올 중독자들이 모여 찬송을 하고 있었다.
숙소 주변을 돌아보니 아직 낮임에도 불구하고 술에 절어 비틀거리는 사람도 많이 있었다. 일용 노동자인지 노숙자인지 모두 행색이 초라했다. 화려한 외면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일본의 모습이었다.
물론 도쿄에도 공원이나 역 주변에 노숙자들이 밤이 되면 박스들을 조립해 잠자리를 만들고 지내는 것을 보았지만 여기서는 오히려 제 정신인 사람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숙소를 잘못 정했다고 생각하다가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 지내셨던 예수님을 떠올리며 두렴 없이 그들 곁을 스쳐 지나갔다.
어쩌면 내 행색도 그들 못지 않을 것이다. 깨끗하게 단장된 나고야 역에서 만났던 신사숙녀들은 아무렇게나 차려 입은 이 여행객을 보면서 노숙자의 일인으로 취급했을지도 모르겠다.
여행객이 그 나라 사람의 눈치를 보매 맵시 낼 필요는 없다. 다만 여행객으로 편안한 복장이면 되지 않는가!
나는 하늘 시민이요 이 땅에 잠시 머무는 나그네요 행인이다.
사랑하는 자들아 나그네와 행인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스려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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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에서 압도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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