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집사가 되기 위해서는 공동의회 투표자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십수년에 걸쳐 공동의회를 인도해본 결과 우리 교인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인지 다른교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 직분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그토록 여러해 투표를 했음에도 여지껏 안수집사가 2명뿐인게 아니었던가!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 안수집사가 되어 교회를 잘 섬기던 서상길집사님이 우리 곁을 떠나 그리스도 곁으로 갔다.
항상 밝은 얼굴로 교우들을 대하며 교회에 덕을 세우며 사셨는데 그만 천상교회로 교적을 옮기셨기에 이제 더 이상 지상 교회에서는 그와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움을 갖게 되었다.
지난 해 오월 한달간의 안식기간을 얻어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니 서집사님이 폐가 안좋아 기침이 심해 고생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폐결핵이라 남에게 전염될까봐 교회 출석도 삼간다고 했다.
건강했던 분이 갑자기 겪는 일이라 당황했지만 그래도 현대의학이 발달하여 폐결핵 같은 것은 쉽게 치료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위로하며 격려해 주었다.
그런데 얼마 후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폐암으로 진단되었고, 폐 뿐 아니라 여기 저기에 암이 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어두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약 일년간의 투병생활을 하면서 많은 고통을 겪었을텐데 교우들에게는 내색하지 않고 담담하게 잘 감당해나갔다.
임종을 며칠 앞둔 때에도 그 특유의 농담으로 심방간 교우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사후에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내려다 보고 싶다]던 그의 말대로 그는 지금 구름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히12:1) 틈에 끼어 우리들의 삶을 내려다 보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지금도 나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부끄러운 소욕을 좇으며 살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할 뿐이다.
아무튼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과 자부, 제수와 조카 그리고 절친한 김도석장로의 찬송과 격려의 환송을 받으며 육신의 장막을 벗고 주 안에서 축복되게 생을 마감했다.
이처럼복되게 우리보다 선진의 반열에 먼저 들어선 그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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