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이기 중에 전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는 때때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새벽기도에 참석해야 하는 나에게 밤11시에서 오전 3시 사이에 울리는 전화야 말로 정말 짜증스러운데 그 시간대에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는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는 것이다.
어제도 밤 11시 50분경에 전화벨이 울렸다.
또 그 술주정뱅이의 전화일 것이라 생각하여 전화를 받지 않았더니 30회 이상 전화벨이 울렸다가 멈추었다.
또 다시 전화벨이 울리는 것을 그대로 두니 어머니가 받으셨다.
전화 내용은 십자가 탑에 이상이 있으니 살펴보라는 것이었다.
이전의 일이 문득 떠올라 급히 나가 십자가탑 전원을 내렸다.
이전에 시무하던 교회의 십자가 탑에 까치가 집을 짓다가 전선에 쇠붙이를 올려두었는지 늦은 밤에 합선이 되어 불이 난 것이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있던 소방소에서 와서 불을 껐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십자가 탑에 불을 켜는 것을 꺼리는 것도 그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종탑이 까치가 집 짓기에 아주 적당한 구조이기 때문에 해마다 찾아드는데 막을 수 없으니 야단이다.
아무튼 앞집에서 위급한 상황을 보고 전화를 해 준 모양인데 나는 무신경하게 전화를 받지 않았으니 얼마나 죄송한지...
이제 아무리 귀찮은 시간대에 전화가 와도 꼭 받아야 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알려주신 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며 횡설수설 몇 자의 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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