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치 못한 세상이 끔찍하게 싫었던 적이 있었다.
사회에서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가 받는 다른 대접,
일상적인 마찰에서 대학생과 여공들이 받는 다른 대접,
같은 법 아래에서 권력자와 일반인이 받는 다른 대접.
사회에 대한 심한 적대감을 가지고
공산주의 이론을 배워보기도 하고 사회주의를 꿈꾸기도 하며 뭔가 다른 무엇을 원했지만
그러면서 교회만큼은 그런 세속적인 면에서 느끼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살면서 오히려 교회 내에서 세상의 불공평을 자연스럽게 순리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먼저 떠든 자가 이긴다는데 교회도 그렇더라.
큰 거짓을 범한 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조그마한 남의 일에 앞장서서 칼자루를 들이댄다.
세상이 놀랄 음란죄를 감추고 있는 자들이 지나간 바람을 잡아 남을 참소한다.
오해와 억울함으로 큰 고통을 겪었고 그 아픔을 잘 아는 사람들이 남에게 똑같이 행한다.
무엇이 죄인가.
잘못을 저지르는 자와 그것을 말하고 다니는 자.
누가 더 죄인이던가.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은 누구나 회개의 은총을 누릴 수 있지만
말을 전하고 다니는 사람은 그 은총의 기회도 가질 수 없게 되는 것이 아닌지 심히 근심스러울 때가 있다.
남의 잘못을 전한다는 것은 자기 확신이 있어서이고
사실이 아닐 지도 모른다면 말하는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되니까 그 말이 사실이어야 하고
어떤 때는 사실로 맞추고자 애를 쓰는 경우도 많이 보아왔으니까.
말을 전하는 사람이나 그 말을 듣고 맞장구 치는 사람이나 그 전해진 말을 또 전하는 사람에게 한 번 물어보고 싶다.
그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한 번이라도 생각하고 있는지.
또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바로 인정할 수 있는지,
장본인과 자기가 전하고 다닌 사람들을 다 찾아 다니며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할 수 있는지.
재건교회 내에서 난 아직도 그런 경우를, 그런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대립해도 양쪽 다 옳은 사람만 있더라.
현실교회 교인이 아닌 재건교인이니까.
티끌도 어지간해야 빼려 하지 들보가 되면 바로 알기 힘든가보다.
자기의 모습으로 남을 보는 것은 아닌지
모이기만 하면 말 전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감인 양 착각하는 재건교회 내의 내노라 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다.
하나님이 보시면 같은 죄인들끼리 갑론을박하는 것이 얼마나 한심하게 보일까.
심판을 눈앞에 두고 줄서서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똑같은 죄인들이 지금까지 지은 자신의 죄도 감당 못하면서 남의 일까지 참견하고 있으니.
지금 남 이야기 할 시간이 아닌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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