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차옥자 (cha-okja@hanmail.net)
2003/3/15(토) 06:15
무엇이 성경적인가?
사극을 보면 충신이 나오고 간신이 나온다.
총애하던 사이도 누군가가 계속 고자질하면 결국은 돌아서더라.
그런 사극을 보면서 항상 조마조마해 하면서 저런 말에 넘어가지 않겠지 믿어보지만 결국은 계속되는 이간질에 왕이고 뭐고 넘어가는 것은 100%였던 것 같다.
그래도 연속극은 나중에 오해가 풀리는 해피엔딩을 가끔 만들기도 하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
그 의문은 어렸을 적부터 항상 가지고 있었다.
사람 사이의 믿음이란 것이 저렇게도 약한 것일까.
아무리 누가 뭐라 해도 서로간의 흔들리지 않는 믿음은 이 세상엔 정말로 없는 것일까.
국민학교 때 수업시간에 귓속말 전하기를 시험한 적이 있었다.
제일 앞줄 아이에게 선생이 귓속말로 말한 것을 계속 귓속말로 뒷사람에게 전해주고 제일 뒤에까지 전해진 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시험하는 것이었는데 말이 처음과 전혀 다른 뜻으로 전해진 것을 알고 놀랬던 적이 있다.
나와 전혀 상관이 없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전하는 말도 이렇게 달라지는데,
듣고 자기 감정이 동하여 받아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는 말은 그대로 사람을 난도질하는 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무섭다.
십계명에서 살인하지 말라는 대목이 왜 들어갔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누구나 금해야 하는 죄가 얼마나 많은데 세상에 살인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된다고 그 손꼽을 수 있는 극소수를 위하여 이 대목을 10계명에 넣으셨을까.
피 흘려야 살인이 아니더라.
이 세상에서 밥숟가락을 놓게 만들어야 살인이 아니더라.
남 말고 자기 스스로를 한 번 생각해보자.
내 혀끝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살았다 죽었다 하는지를,
내 맘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죄의식도 없이 죽이고 있는지를.
수군거림, 귓속말, 전하는 말, 의심, 분노 등으로.
예배 드리라고 주님께서 교회를 허락하셨는데 모아놓으니 먼저 하는 것이 수근거림이다.
하나님의 일을 하라 하니까 먼저 하는 것이 정죄이다.
죄인을 부른 교회가 언제부터 자칭 옳은 자들, 구원 받았다 하는 자들의 집합장소로 되어버렸다.
그러고도 죄지은 것을 용서해달라 기도하는데 무슨 죄인지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싶을 때가 참 많다.
우리는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배운다.
보이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다고도 배운다.
서로를 믿지 못하면서 우리가 진정 믿음을 말할 수 있을까.
경험조차 못해 보았으면서 한결같은 믿음과 사랑을 말할 수 있을까.
엠마오로 내려가는 두 제자의 마음의 눈이 가리워졌을 때는 자기들만 보였지만 눈이 밝아지면서 같이 동행하는 예수님을 보았다.
성도간의 교제에서 같이 동행하시는 예수님을 볼 수 없다면 우리가 어디에 나서서 스스로 성도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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