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설움,
배고픈 설움을 겪어 보셨습니까?
살아가는 동안 절대로 겪지 말아야 할 설움이 있다면 그것은 배고픈 설움이라고 나는 단호히 말하고 싶다,
10살 때 저는 덕수궁 돌담 옆 태평로 라는 곳,
전쟁의 폭격으로 폐허가 되어 앙상하게 벽돌 기둥만 군데군데 남아 있던곳에 판자들을 덧대어 집을짓고 그 위에 또 판자를 연결하여 2층으로 조잡하게 계단을 설치하고 그 위에 다시 판자로 지은 2층 판자집들이 위태하게 서있던 무허가 판자촌 태평로 ,
그곳에는 피난민 들이 밀집하여 살았는데 바로 그 판자촌 옆에 태평로 재건교회가 있었기 때문에 재건교인들이 그곳에 살게 된 것이다,
결국 시 에서 붕괴위험이 있다고 철거 하게 되였고 우리 가족은 철거된 폐기물과 함께 쓰레기 리어커에 실려 서대문구 행촌동 이라는 곳에 옮겨져 시에서 준 천막 하나에 한가족이 가마니 한장 과 박스 깔고 그곳에서 천막촌 생활을 시작하게 되였다,
지금 생각하면 내 유년 시절은 2-3평 남짓한 천막 속에 바닥에는 가마니를 깔고 맨땅이나 다름 없는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다,
장마철에는 천막이 너무 낡아 비가 주룩주룩 새곤 했다,
아마 지금은 냄새난다고 절대로 안 입겠지만 그때는 날이 갠 후 젖은 옷 그대로 입은채로 그냥 말려 입는 것은 당연 한 일이 였다,
그때는 비닐이 없었다,
비 세는 천막에 세멘트 포대 종이나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콜타르 입힌 종이박스가 최고 좋은 지붕 재료가 되기도 하였다,
천막위에 세멘 포대 종이 펴서 덮고 그 위에 가마니 얹어 놓고 새끼줄로 묶고 늘어진 새끼줄에 돌을 묶어 놓으면 당분간 아주 당분간 비가 새지 않았다,
한 여름에는 푹푹 찌는 더위와 습기로 퀴한 냄새가 항상 배어있었으나 냄새를 냄새로 느껴줄 마음의 여유도 지식도 없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살았다,
겨울이 올 때 쯤 이면 천막 속 땅을 파고 골을 만들어 얇고 널찍한 돌 들을 골 사이로 얹어 놓고 진흙을 볏짚에 섞어 바른 후 말린 다음 신문지를 바르면 훌륭한 구들방(온돌방)이 되였다,
특히 사과상자 박스는 최고 땔감 이였다,
연탄을 살 돈도 없었고 연탄 아궁이도 없었다. 그냥 버려진 폐지나 나무가지줏어다 때고 아니면 냉골에서 그냥 그렇게 겨울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지내곤 했다,
그 당시 내 아버는는 날품 팔아 돈벌어 온다고 집 나가신지 1달이 지났어도 소식 없었고 어머님은 제 막내 동생이 뇌수막염으로 적십자 병원 극빈자 병동에 입원중이였는데 뇌에 물이 차서 수술하여야 하나 수술비가 없어 주사기로 뇌에서 물만 뺀다고 하여 병원에가 계신 때였다,
위독한 동생 돌보기도 정신없으신 어머님,
내 두 여 동생들은 집에 먹을 것이 없으니 적십자 병원에 가면 환자나 보호자들이 먹다 남은 음식물이라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어머님과 함께 있었고 나만 혼자 집에 남아 있을 때 였다,
굶기를 밥 먹듯하던 어느날 ,
배고파 힘이 없어서 인지 자세한 기억은 없지만 뛰다가 너머 진졌는데 엎친데 덮친다는 옛말처럼 왼쪽 다리가 부러 진 것이다, 부러진 부위도 히한하게 왼쪽 무릎과 발목사이발목 바로위 부분이 뚝 부러진 것이다,
꼼짝 못하고 울고 있는 것을 동네 몇몇 아이들이 간신히 끌어다 천막에 눕혀 놓았다,
부러진 다리는 금방 퉁퉁 부어올라 다리와 허리가 구분이 안될 만큼 부어 올랐다, ,
얼마나 아팠던지 뼈를 깎는 아픔이란 말의 의미가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되여 진다, 하였든 맨 정신에 뼈가 꺽어져 당한 고통은 평생 지워지지 않은 또하나의 기억이기도 하다,
동네 아이들이 달려가 해질녘에 어떤 의사를 모셔 왔으나 와서 본즉 완전 거지 동네 인지라 치료는 커녕 천막속에서 나는 냄새 때문인지 들어오기 조차 불쾌한 듯머뭇 거리다 마지 못해 들어왔으나 결국 아무 치료도 하지 않고 그냥 돌아가 버렸다,
뭐라고 묻는 것 같았으나 나는 너무 아프기 때문에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고 동네 아이들은 우리 사정 모르니 대답할 수 없어 그냥 간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기절하여 며칠이 지났는지 모른 채 얼마를 지났다,
빗소리에 깨어보니 천막이 비가 새서 가마니 바닥이 축축한것 같았다,
퉁퉁 부운 다리 때문에 몸이 천근 만금 무거워전혀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에서도 나는 너무 배가 고픈 것을 느끼고 있었다,
너무 너무 배가 고 팠다,
아무 정신이 없었다
오직 먹고 싶은 욕망이 나를 지배 하고 있을뿐 다른 것에 신경쓸 아무 정신이 없었다,
너무 배가 고프니 부러진 다리의 통증도 사라져 버렸다,
누워있는 바닥에서 먹을 것만 찾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가마니에 하얀 쌀. 밥알들이 여기 저기 널려 있는 것이아닌가?
너무 좋아 간신히 한쪽 몸을 돌려 손을 펴 바닥에 떨어져 있는 하얀 쌀밥알 한알을 손으로 집어 입에 넣으려고 하는 순간 밥알이 꿈툴대고 물컹하고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
이상하다 왜? 밥알이 움직일까 하고 자세히 보니 그것은 밥알이 아닌 구더기들이였던 것이다,
천막위에 얹어놓은 가마니 썩은곳에 있던 구더기들이 빗방울과 합께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 구더기들이 바닥 가마니 여기저기에 꿈틀거리며 기여 다니고 있었던 것 이였다,
그때는 구더기도 맛있는 쌀밥으로만 보였다,
쌀 한 톨이 얼마나 소중한지 배고파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정말 한없이 배가 고픈데 거기다 시장기까지 몰려오면 정말 눈에 뵈는게 없어진다,
뮈든지 먹게 될수도 있다,
정말 겪어서는 안될 고통은 배고픈 설움이다 ,
약 50여년 전에 내 가 겪은 이야기 이다,
다음 글을 원하시는 분이 계시면 시궁창의 밥알 한 톨을 쓰겠다,
|
  |
| LAST UPDATE: 2011.02.07 - 12:41 |
218.158.21.216 - Mozilla/4.0 (compatible; MSIE 7.0; Windows NT 6.1; Trident/4.0; GTB6.6; SLCC2; .NET CLR 2.0.50727; .NET CLR 3.5.30729; .NET CLR 3.0.30729; Media Center PC 6.0)
|
메일보내기
이름검색
시궁창의 밥알 한 톨,
나그네
체크된 항목 삭제
체크된 항목 이동
체크된 항목 복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