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창의 밥알 한 톨,
시궁 창 이란? 더러운 물로 흙이 썩어 이루어진 도랑이라고 알고 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천막집에 왼쪽다리 발목 위 가 부러져 옴짝 달싹 못하고 고스란히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동네아이들의 입소문으로 몇몇 아주머니들이 들어다보고 불쌍하다고 가져다주는 찬밥 몇덩이로 몇 끼니를 때우며 며칠이 지났습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러 간신이 천막 기둥을 잡고 일어서게 되고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진동하는 악취 냄새도 알게 되었다,
그 냄새는 가마니 방바닥과 한 쪽 에 있는 요강에서 나는 냄새 였다,
그동안 누워서 변을 보고 교과서 사회책을 뚜껑 삼아 덮어두었던 가득 찬 요강에서 나는 냄새였다,
요강을 비어야 했기에 간신히 기어나가 천막 문 바로 앞에 있는 도랑에 부어 버렸다,
나올 때는 간신히 기어 나왔는데 들어가려니 방바닥은 약간 높은 턱이 있었는지라 도저히 넘어갈 힘이 없어 그냥 그렇게 쓰러져 버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또다시 너무나 배가 고팠다,
그러나 먹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래선 안 되겠다 밖으로 나가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해 천막 문 쪽으로 나가려 해도 무척 힘이 들었다,
정말 손가락하나 움직일 힘도 없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며칠의 시간이 지났는지 나는 모른다,
그때는 시간개념은 정지되고 다만 배고픔에 쓰라림으로 먹을 것만 생각 할 뿐 이였다,
하얀 쌀 밥 한 그릇만 있다면! 준다면! 이 세상 그 어떤 행복이나 부귀, 온 천하를 다 준다 해도 쌀밥 한 그릇 과 바꿀 수 없다 는 것이 그때 심정 이였다,
나에겐 쌀밥 한 그릇이 최고의 그리움과 절대 바램이였다,
아마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집 가훈은 먹는 것이 남는 거다,
배고픈 설움에 맺힌 절규라고나 할까"?
간신히 기어서 천막 문 까지 갔다,
천막 문 앞에는 도랑이 있었다,
내가 버린 요강의 배설물들은 어느 틈엔가 천막 문 앞에서 오른쪽으로 한걸음 정도 흘러 내려가 있는 것이 보였다,
어떻게 요강의 배설물들이 이동 하였는지 아는가?
위에 있는 천막촌에서 버리는 온갖 구정물과 세숫물, 설거지 물, 요강 비어버린 물 등이 흘러내리면서 함께 떠내려 이동한 것이다,
오늘날에도 달동네가 있기는 하지만 그때는 위생이라는 단어가 실종된 상황 이였다,
아니 위생이라는 단어는 전혀 모르고 전혀 무관한 삶이였다고나 할까?
그 당시는 언덕 위에도 그 아래에도 천막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들어서 있었고 변소는 언덕 위 한 켠 에 드럼통을 파묻고 그 위에 널 판지 조각 두개를 얹어놓고 사방을 가마니로 들러 쳐진 것 전부 였다,
당연히 지붕이 없어 비올 때면 변소에 가는 일도 피하곤 하였다,
급하면 비맞으면서 볼일을 보던지 하였다,
그 나마 겨울에는 땔감이 부족하여 화장실 널빤지까지 도둑맞기 일 수고 그럴 땐 그냥 드럼통 방향에 엉덩이를 내놓고 그냥 그렇게 대변을 봤다,
어떤 때는 가끔 한쪽 발 이 빠질 때도 있는데 다행히 추위에 똥들이 얼어서 깊이 빠지지는 않곤 하였다,
어 떤때는 쌓이고 쌓인 똥들이 얼어서 솓아오른 봉우리 처럼되면 그옆에 변을보다기 쌓인 똥이 옷에 기도 하고 묻은 똥을 그냥 뭍히고 다니기를 예사롭게 여기곤 하였다,
한 여름철이 되면 변소는 썩는 냄새와 구더기, 그리고 파리 떼가 왕성하였다,
,
그때는 파리와 매미를 구분 할 줄 몰랐다,
파리는 맴맴 울지 않고 윙윙거리며 빨리 날아다닌다는 정도 밖에 몰랐다,
파리들이 참 컷다, 그 파리들을 왕파리 또는 똥파리라고 했다,
어쩌다 소나기 가 쏟아지거나 장마철이 되면 비 오는 날 동네 어른들은 똥바가지로 똥을 퍼서 그냥 도랑에 부어 버렸다,
빗물과 함께 아래 도랑으로 흘러 내려 보내는 것이다,
이것이 그야말로 도랑이 시궁창으로 변하는 과정이다
냄새가 진동하지만 당연한 것으로 알았다,
화장실이라는 말도 정화조라는 말도 그때는 있지도 않았고 전혀 몰랐다,
나는 간신히 기어서 천막 문 까지 갔다,
우리 천막 문 앞에는시궁창 도랑이 있다,
내가 버린 요강의 배설물 똥 덩어리 들은 어느 틈엔가 천막 문 앞에서 오른쪽으로 한걸음 정도 흘러 내려가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바로 천막 정문 앞에 흰 쌀밥 한 알이 시커먼 흙 속에 찬란히 빛나고 있었었다,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내 눈, 내 코앞에 찬란히 빛나는 흰 쌀 밥알 한 알만 보였다,
그때는 시궁창에서 흘러나오는 코를 찌르는 악취 시 씁쓸한 냄새도 맡지 못 했고 나지도 않았다,
앞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나는 저 흰 쌀밥 한 알을 먹어야 했다,
한알 이였다, 한알이라도 내 입에 넣어야 했다
손을 내밀어 손가락으로 집었다,
그러나 밥알에 손가락을 대는 순간 밥알은 풀석 사그라지는 것 이였다,
퉁퉁 불어 있던 밥알 한 알이 그렇게 사라진 것 이다,,
엉엉 울었습니다,
울다 지처 쓰러져 버렸다
6,25전쟁이라는 참상이 몰고 온 피난민이란 후유증은 어린 저를 이렇게 아프게 했습니다,
그 후 아주 가끔 그 생각을 할 때 마다 나는 울었습니다,
이런 아픔은 나 한사람으로 끝났으면 합니다,
너무 우울한 글은 여기서 그치고 원하시면 다음은 기차놀이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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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11.02.07 - 1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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