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즐거움
문경에 와서 황당한 즐거움이 몇 번 있었다,
작년에는 전혀 농사 경험 없이 농사를 지었는데 이상하게도 무엇이던지 심기만 하면 그 이튿날에는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처음에 감나무를 심은 이튿날 비가 내렸고 배추를 심은 다음날 비가 내렸고, 고추를 심고 고구마를 심고 나서도 비가 내렸다,
심지어 땅콩이나 콩을 심고 나서도 비가 내렸다,
그리고 1년 내내 유난히도 문경에는 비가 자주 내렸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심기만하면 되고 심고 물주는 것은 잃어 버렸다,
그래서 농사가 너무 쉬워 즐거웠다
올해는 전혀 달랐다,
달라도 이만저만 다른 게 아니고 완전 180도 달랐다,
올해는 전혀 비가 오지 않았다,
무엇을 심던지 비가 오지 않았다,
뉴스에서 비가 온다고 해서 비 오겠거니 하고 대추나무 도 심고 들깨 잎도 심었다,
고구마도 고추도 땅콩도 콩도 심었다,
그때마다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방송뉴스에서는 비가 온다고 했다,
그런데 서울 , 제주, 호남, 부산, 대구까지는 소나기 , 폭우 등의 용어가 난무하며 비가 왔다고 하는데 문경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너무 가물었다,
밭을 갈면 먼지가 뽀얗게 일면서 시야를 가린다,
힘들게 심은 들깨가 말라 죽었다,
그런데 나는 물 줄 주를 몰랐다, 내일이면 비가내리겠지 하고 뉴스만 믿고 하늘만 바라 보다보니 들깨들이 말라 죽어갔다,
수돗물이 있건만 수돗물로 물 줄 생각조차 못했다, 아니 안했다,
이러고도 농사 지으려고 한다니 내가 나를 생각해도 참 한심하다,
울에 비 가 많이 왔다는 소식을 들어도 또 수원에는 운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고 해도 믿어지지 않았다,
하여튼 비도 장소를 골라가면서 문경에만 내리지 않았다
그런데 뉴스에서 어제부터 장마가 시작되었다라고 한다,
드디어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온다고 했다,
피해 입지 않도록 주의 하라고 했다,
그런데 문경에는 하루 종일 잔뜩 흐려져 있기만 하고 비는 오지 않았다,
나는 이게 무슨 장마야? 하니
아내가 이건 마른장마라고 한다, 마른장마라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지난주 목사님의 설교말씀에 흥왕케 하려는 사람이란?
제목이 말씀이 떠오르며 느헤미야의 형통과 야곱의 형통이 대비 되어 생각되어 졌다,
결국 두 사람 다 하나님의 선한손이 그들을 도우셨다는 사실에 감격하면서 요셉이 형들에 손에 팔린 것도 보디발의 처의 모함으로 감옥에 갇힌 것도 하나님의 선한 손의 도우심이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감사했다,
사람들은 성공하면 하나님의 도우심이고 실패하면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패의 과정과 역경의 과정 속에서도 하나님의 선한손이 인도하심이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기만 한다면 어떤 일 무슨 일을 만나도 만사형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비가와도 감사, 오지 않아도 감사하여야 한다고 깨달아 보았다,
나는 오직 믿음으로 라는 신조로 지내면서 아들들과 메신저 할 때 오직 믿음으로 ·라는 닉네임을 써왔다,
또 다른 깨달음에 따라 이제부터 기쁨, 기도, 감사, 로 바꾸기로 했다
그리고 편안히 잠자고 일어나니 땅에 촉촉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는 어지간히 내리기 싫은 비가 억지로 내린다고 하면서 장맛비가 이게 뭐야! 한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오랜만에 내린 비가 너무 좋아 어쩔 줄 몰라 한다,
이 만큼 비가 내렸으니 좋고 이렇게 하루 종일 내리면 더 좋아 라고하면서 우비를 입고 밭으로 향한다,
그런데 아침에 새재가 이상하게 낑낑 거린다, 새재는 우리집 개 이름이다,
우리 집에는 개가 3마리 있다,
한 마리는 문오명 목사님에게서 가져온 덩치 큰 도베르만 암놈인데 이개를 새재라고 부른다 , 또 한 마리는 이웃집에서 가져온 발바리 암놈, 이개는 발바리에 발짜를 빼고 그냥 바리라고 부른다,
그리고 1년 된 잡종 숫놈 인데 숫놈은 얼룩이져서 바둑이라고 이름 지어 부르고 있다,
그런데 새재가 자꾸 낑낑되어 배 고파서 그런가 보다 하고 개 사료 한 바가지 같다 주어도 여전히 낑낑 거린다,
부슬부슬 비는 내리고 개하고 사람하고 의사소통이 안 되니 새재가 왜? 그러는지 알 수는 없고, 에라! 모르겠다, 내가 언제 개 사정 들어주고 살았냐? 생각하고 그냥 놔두었다,
그리고 아침밥을 먹고 남은 반찬과 음식 찌꺼기를 새재 갖다 주다가 새재만 그동안 대우해 주고 바리는 차별했다는 생각이 들어 건너편에 새재와 마주보게 배치된 바리 밥그릇에 새재주던 찌꺼기를 조금 남겨 부어주려고 하는데 개집 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비는 내리고 이상한 소리는 희미하게 들리고 그래서 우산을쓰고 웅크려 앉아 바리집을 들여다보니 !
발바리가 쥐새끼를 품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순간적으로 이것이 쥐가 맞으면 방송국에 전화 해야 겠다는 생각을하며 자세히 보니 큰 쥐 같은 강아지 새끼 세 마리가 기어다니며 낑낑거리고 있는것이 아닌가?
어찌된 일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바리가 암내를 낸 적도 없고 어제까지도 멀쩡하게 나한테 꼬리치고 달려들었는데 하룻밤사이에 누가 갔다 논 것도 아닌데 ( 새끼 품는 것 보니) 새끼 난 것은 분명한데...
그래서 새재가 자꾸 낑낑 되었구나,
아내에게 바리가 새끼를 낳은것 같다고 했더니 깜짝놀라 팔짝 뛰면서 어떡하니/ 어떡하니/ 하면서 발을 동동 구른다,
뭘 어떡할지 나도 모른다,
비가 보슬보슬 계속 내린다, 선선 한 것이 너무 좋다,
거기다 엉뚱하게 생각지도 못한 강아지 새끼 3마리까지 생기다니!
그러다보니 눈도 안 뜬 강아지 새끼 어떻게 키울지 은근히 걱정된다,
비가 와서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수놈이 어떤 종자고 강아지 모습이 어떻게 변해갈지/ 크면 누구에게 줘야 할지? 그리고 무사히 커갈지? 하여튼 별 걱정이 다 생긴다,/
멋진 놈이면 누구나 탐내겠지만 별 볼이 없으면 공짜로 준다고 해도 안 가져 갈 텐데 어떻게 처리하나?
누구든지 강아지 새끼 잘 처리 하는 방법 아시는분이 계시면 참 좋겠다,
내가 생각해도 참 우습고 희한하게 즐겁다,
어쩌다가 개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는 신세가 된 것이 우습고,
개똥 치우고 개밥주고 개새끼 분양까지 고민하는
개에 얽매여 쩔쩔매는 나 자신이 희한하고 우습다,
오래 만에 서 상길 집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과 와서 축하 한다는 전화 였다,
그동안 가물어서 걱정이라고 했더니 비소식이 서 집사님도 반가왔는가 보다,
내가 염려하는 일이 있을 때마다 함께 염려해주고 기쁜 일이 있을 때 같이 기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고 힘과 위안과 기쁨이 되는지 한통에 전화에 기쁨을 맛보지 않은 사람은 정녕 모르리라,
반가운 빗소리 들려 산천이 춤을 추네,
봄비로 내리는 성령 내게도 주 옵소서,
가물어 메마른 땅에 단비를 내리시듯
성령의 단비를 부어 새 생명 주 옵소서,
항상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 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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