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차옥자 집사님 홈 (http://www.amenlordjesus.com/) 미주 사랑방 2001, 11, 18일자에 쓰신글을 그대로 옮긴것 입니다,
안정광 집사님
해마다 이맘때쯤 되면 돌아가신 안정광 집사님이 생각난다.
1993년이었던가?
1년동안 투병생활을 하시면서 주님이 내게는 10월까지만 주시고 11월은 주시지 않았다고 하셨던 분.
달력의 11월을 내보이면서 여기 11월이 있지 않냐고 해도 내게는 11월 달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던 분.
그 말대로 10월 말까지 병마와 싸우시다가 11월 1일 이른 아침 주님의 품으로 가신 분.
그 날이 주일이었지?
겪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지만 말기 암환자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데 하나님 앞에 나오는데 내가 약물에 취해서 나올 수 없다고 하시면서 주일만큼은 약을 복용하지 않으시고 예배에 참석하셨던 분.
그래도 고통이 약 복용 때보다 덜하다고 하셨던 분.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주일까지 보기에도 끔찍히 힘들어 보이던 그 몸을 부축 받지 않고 스스로 추스리시면서 예배에 참석하셨던 분.
죽은 후에 교회에 바칠 감사헌금을 스스로 준비해 놓고 가신 분.
돌아가시기 직전인 10월 마지막 주일이 생각난다.
다른 날과 다르게 모든 교인들이 예배 후 한 줄로 나오면서 휠체어에 앉으신 집사님과 모두 악수했었지.
나는 바보같이 그 때도 그 분 앞에 나서지 못하고 벽 뒤에 숨어서 지켜보기만 했었는데 그 날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길어봤자 1년이라는 사형선고를 받고 간증을 하시던 중 마지막 하셨던 말 한 마디가 생각난다.
“
이제 이 안정광은 십자가 밑에 매장시켰습니다.”
그 말씀을 하시고 우셨었지.
나는 그 분과 교회에서 눈인사 외에는 말 한마디 나눈 적이 없다.
항상 조용하셨고 병에 걸려서 사형선고를 받기 전까지는 교회에 나오셔도 잘 모를 정도로 눈에 띄지 않으셨던 분.
병에 걸리기 전까지는 평교인으로 그냥 그렇게 신앙생활 하셨던 분인데..
왜 하나님은 그 분을 그렇게 일찍 40대 초반의 나이로 데려가셨을까?
다시 살려주시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하나님은 기어이 데려가셨다.
왜일까?
뒤늦게 깨닫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자 하신 분을 왜 1년만 살려두시고 데려가셨을까?
지금 내 나이가 그 때의 그 분의 나이를 훌쩍 넘어버렸지만 하나님은 아직도 나를 내버려 두시고 계신다.
]
왜? 왜 나는 아직까지 별 볼 일 없이 목숨을 부지하고 있을까?
사람의 생각으로는 그 분의 죽음은 너무나 억울한 죽음이었다.
의사의 오진으로 몇 년 동안 계속 치료를 받으면서 병을 키워왔고 몸이 좋지 않다는 것을 계속 의사에게 물었지만 별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있던 중 예약조차 힘들다는 명의가 LA 에 오게 돼 만나 병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의사가 환자를 보자마자 대뜸 하는 말이 도대체 어느 의사가 이렇게 병을 키워 놓았냐고 하더란다.
그 부인이 너무나 억울하여 그 의사를 고소하겠다고 하였지만 안정광 집사님이 그를 용서하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름을 물어 보았더니 그 집사님이 절대 그 의사의 이름조차 입에도 올리지 말고 완전히 잊으라고 하셨다 하면서 그것이 그 의사를 진정으로 용서하는 것이라고 하였단다.
이것이 용서인가?
저 사람이 내게 이러이러한 잘못을 저질렀지만 나는 용서하겠다고 하는 부연설명까지 덧붙이는 그런 용서가 아니라 세상의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자기의 목숨이, 자기의 삶이, 자기의 미래가 한 사람의 실수로 다 끝나게 되어 버렸는데도 그 이름조차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고 완전히 그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용서인가?
그 분과 말을 나누지는 않았지만 그 분이 내 마음속에 깊숙이 각인시켜 준 것이 하나 있다.
재건교회 다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의 사람이 가지는 재건교회에 대한 회의.그 분도 결혼 후 부인 따라 마지못해 재건교회 다니면서 그런 회의를 갖고 신앙생활 하던 분인데 나중에 돌아가시기 전 그 의문점을 다 풀고 간다고 하셨다.
그 후부터 나는 항상 그 말을 생각한다.
안정광 집사님을 감동시켜서 모든 의문점을 다 풀어주신 그 성령님이 언젠가는 나도 풀어주실 것을 믿고 순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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