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마태복음 1: 1-17
초신자들이 신약 성경을 읽어보려고 펼쳤다가 첫장부터 나오는 생소한 이름에 질려 책을 이내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왜 하필이면 첫 장부터 딱딱한 족보를 소개한 것일까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겠지만 원래 이 책은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기록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개된 인물들이 유대인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이름들이기에 오히려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성탄 전날을 맞아 우리도 마태의 입장에 서서 성탄절의 주인공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한번 생각해 보자.
1.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1)
대다수의 유대인들은 예수를 그리스도(메시야, 구세주)로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님을 모독한 죄인으로 몰아 십자가에 처형시켰다.
마태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인정하지 않는 동족에게 연민을 느끼며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증명하기 위해 성경 여기저기를 인용했다(기록된 바...).
성경을 믿는 유대인이라면 모두가 그리스도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온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태는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첫머리부터 딱딱한 족보를 내민 것이다.
(1)아브라함의 자손: 하나님은 메소보다미아에 살던 셈의 자손인 아브람을 불러 가나안 땅으로 이주시켜 복의 근원으로 삼으셨다. 그후 열국의 아버지가 되게 하겠다고 약속하시며 그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개명해 주셨다. 그리고 그의 자손을 통해 천하만민이 복을 받을 것이라고 약속하셨다(창22:18). 그 자손이 바로 그리스도다(갈3:16). 유대인들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시련을 당했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욱더 간절히 그리스도가 오셔서 구원해 주실 것을 확신하면서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렸다.
(2)다윗의 자손: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은 하나님께 버림받고 그 대신 하나님 마음에 합한 다윗이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하나님은 다윗의 왕위가 영원히 지속될 것을 약속하셨다(삼하7:16). 그러나 역사적으로 다윗의 왕권이 끊어진 때가 있었다(아달랴 통치기간, 바벨론 유수기간). 그렇지만 아모스 선지자는 그리스도가 오셔서 다윗의 무너진 천막을 일으킬 것을 확신했다(암9:11).
우리는 이 족보를 읽으면서 성경의 약속은 반드시 성취된다는 사실을 확신하면서, 남아 있는 약속 즉 그리스도의 재림을 소망해야 할 것이다.
2. 시대 구분(17)
마태는 예수의 족보를 나열하면서 모든 조상들을 다 소개하지 않고 14라는 숫자에 맞추어 개괄적으로 족보를 써 내려갔다.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왕정 시대 이전)14대, 다윗부터 바벨론으로 이거할 때까지(다윗 왕조시대)14대, 바벨론으로 이거한 후부터 그리스도까지(왕조가 끊어진 시대)14대.
히브리어 알파벳은 각각의 수치를 갖고 있는데 다윗(דוד)의 이름 중 다렛(ד)은 4, 와우(ו)는 6의 수치를 갖고 있기에 다윗의 이름을 수치로 합하면 14가 된다. 그리고 세 번의 반복은 영원성의 의미를 담고 있기에 마태는 그리스도에 의해 세워진 다윗의 왕권이 영원함을 알리기 의도적으로 14에 맞추며 중요하지 않은 몇 사람의 이름을 빼버린 것이다. 요람과 웃시야 사이에 아하시야, 요아스, 아마샤가 빠졌고, 요시야와 여고냐(여호야긴) 사이에 여호야김이 빠졌다.
이것은 생명책이 아니고 예수의 족보를 소개하는 것이니 이름이 오른 자는 구원받은 자요, 이름이 빠진 자는 멸망받은 자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3. 족보의 기록 형식(2-16)
마태와 누가가 예수의 족보를 썼는데 마태는 하향식으로 누가는 상향식으로 기록했다. 두 족보는 다윗 이후로 크게 달라지는데 그 이유는 마태는 예수를 다윗의 아들 솔로몬의 후손으로, 누가는 다윗의 아들 나단의 후손으로 소개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차이가 난 이유는 마태는 족보상 예수의 부친인 요셉의 조상을 소개했고, 누가는 예수의 모친 마리아의 족보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마태가 소개한 족보 형식은 크게 세 가지다.
(1)-이 -을 낳고: 일반적인 족보 양식이다. 그러나 그 관계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아니라 세대를 여러 단계 뛰어넘는 경우도 있다. 족보를 통해 혈통과 신앙은 별개임을 확인할 수 있다(요1:13).
(2)-는 -에게서 -을 낳고: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유다는 며느리 다말과 동침하여 베레스와 세라를 낳았다(3절), 살몬은 여리고에 살던 기생 라합과 결혼하여 보아스를 낳았다(5절), 보아스는 베들레헴으로 이주해온 모압여인 룻과 결혼하여 오벳을 낳았다(5절), 다윗은 우리아의 아내와 결혼하여 솔로몬을 낳았다(6절).
인간의 사악함과 불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가신다.“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롬5:20)
선민임을 강조하며 죄인들을 정죄하기에 급급한 유대인들에게 마태는 그들에게도 이방인의 피가 흐르며 죄인들의 피가 섞여 있음을 지적했다.
(3)-에게서:“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으니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라”(16절)
“요셉은 마리아에게서가 그리스도를 낳고”가 아니다. 단지 요셉과 정혼관계였던 처녀 마리아의 몸에서 그리스도께서 나신 것이다. 혈통(원죄)과 관계없이 성령으로 탄생하셨다.
* 그리스도는 무너진 다윗의 장막을 일으키러 오셨다. 그를 왕으로 인정하면 그의 백성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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