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수련회를 문경 장로님 댁을 거점으로 삼고 주변을 즐기며 갖게 되었다.
수고를 오히려 즐겁게 누리시는 장로님 내외 덕분에 우리는 편하게 지낼 수 있으니 감사할 뿐이다.
오늘 내가 글을 쓰는 것은 수련회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고 그날 경험했던 뜻밖의 사건(?)을 알리기 위함이다.
장로님네 사과 밭 사이로 집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있는데 중간 쯤에 사나운 개 두마리가 매여 있다.(개 이름이 문경이와 세재로 알고 있는데 그건 정확히 알 수 없다.)
아무튼 큰 개 한마리와 작은 개 한마리가 길목을 지키고 있는데 사람을 해치지 못하도록 목줄로 묶어둔 상태였다.
갈 때마다 개들이 우리를 반기는 태도가 조금씩 다름을 알 수 있는데 이번에 갔을 땐 큰 개는 점잖게 맞는 반면 작은 개는 앙칼지게 짖어대며 공격적인 자세로 덤벼들었다.
제아무리 앙칼지게 소리치며 덤벼들어도 목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모두 안심하며 그 곁을 지날 수 있었다.
마침 주차해둔 곳에 갈 일이 있어 혼자 그 길을 가게 되었는데 잠잠히 있던 그 개가 나를 향해 맹렬한 기세로 덤벼들며 앙칼지게 울어대는 모습을 보니 천로역정에 나오는 한 장면이 떠올랐다. 사탄이 아무리 우는 사자처럼 덤벼들어도 묶여있는 존재이니 두려워 하지 말라는 그런 내용이다.
그런데 바로 그 찰나, 제 몸을 날리며 힘껏 덤벼들던 그 개의 목줄이 힘을 견디지 못하고 끊어지고 말았다.
아무런 방어도 하지 않고 지나던 나는 그 순간 [아! 나는 이 작은 개에게 물리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는데 웬걸 오히려 그 반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작은 개가 몸을 날리며 나를 공격하려는 순간 목줄이 끊어지자 제 스스로 놀라서 꼬리를 움킨채 몸을 쪼그린채 두려워 떠는 것이 아닌가!
장로님께 개줄이 끊어진 것 알리고 곧바로 주차장으로 향하며 그 일을 생각하니 자꾸 웃음이 나왔다.
분명 우리를 삼킬 듯이 위협하는 사탄도 저 꼴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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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11.08.16 - 14: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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