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사랑 했던 초자누나 1
나는 짝사랑이 참 귀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나 혼자 내 멋대로 사랑하고 내 멋대로 상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짝사랑한 상대가 나에게 조그마한 반응만 보여도 나는 말할 수 없이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펴 마음껏 창공을 날아 다녔기 때문입니다,
짝 사랑 할 때는 무모한 용감성을 발휘하기도 합니다.(불, 물을 가리지 않고 뛰어 드는 것 )
그리고 나름대로 최고의 예의, 지성, 감성, 취미, 등을 갈고 닦고 연마하기 때문에 활력 있는 삶을 살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 되기도 합니다, (다 그런지는 모릅니다, 제 경우에 해당함),
그러다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 예의, 지성, 감성, 취미, 등등이 성장 해 있기도 하였습니다,
짝사랑한 그 사람이 나보다 월등히 낳다 생각 되여 그 수준에 맞추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여자가 재건교회 안에 있었습니다, 초자누나였습니다,
초자누나 는 김 춘광 씨 딸입니다, 김 춘광 씨 는 일본 여자였습니다,
김 춘광 씨는 박씨 집안으로 시집와서 재건교인이 되었습니다,
박씨 집안이라고 한 것은 박 영천 조사가 재건교회 초창기 조사였고 박 영천 조사의 형제가 12남매였기 때문입니다,
박 영천 조사의 막내 동생이 박 영필 씨 이신데 김 춘광 씨의 남편이요, 초자 아버님이십니다,
그 자손들은 모두 근 자 돌림입니다, 예를 들면 박 천근, 박 배근, 박 승근, 박 선근 등등
김 춘광 씨를 자꾸 거론하는 것은 재건 후 암 교회 연혁에 기록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수복 후 1953-4년경 서울에서 가정제단 쌓을 때 회 현동 자신의 집 한편을 제공하였고 그 후 후 암동 에 교회를 세울 때 물심양면 헌신적 봉사하신분이 김 춘광 씨 입니다,
남의 족보 이야기를 왜 하느냐?
지금의 제 장모님이신 임 명숙 권사님의 외할머님이 박 영천 조사의 제일 큰 누님이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김 춘광 씨는 장모님의 고모할머님 이 되시는 것입니다
이제 내가 짝사랑했던 초자 누나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초자 누나는 재건교회에 다니셨습니다,
그분은 그 당시 서울음대 다니시는 수재였고 부자 집 따님이셨습니다,
그때는 그냥 재건교회라고만 불렀습니다, 재건 00교회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서울에 있으면 서울 지역 명에 따라 태평로 재건 교회, 후 암동 재건교회, 장충동 재건교회, 부산 초량에 있으면 초 량동 재건교회, 영 주동 재건교회, 인천은 백 마장 재건교회 라고 불렀습니다,
세월이 흘러 교회가 많아지고 의견이 분분해지자 후진들이 모여 통일성을 갖기 위해 재건 00교회, 그렇게 부르기로 결정 한줄 압니다,
지금은 보편화 됐으니 저도 그렇게 부르고 쓰기로 하겠습니다,
어느 봄 날 초자엄마께서 (그때는 모두 그런 식으로 불렀습니다, 도석이 엄마 , 순희 엄마 영희 엄마, 찬이 할머니 등등) 신 김치를 가져가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신 것을 유난히 좋아했고 그래서 신 김치는 모두 저희 집으로 보내지곤 하였습니다,
그때 저희는 남산 중턱에 있는 해방촌 살았고 초자누나는 남산방송국 아래 회현동에 살았습니다, 그 집을 방문하여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그 당시 그 집은 높은 담장에 넝쿨이 가득 담장을 휘감은 그런 어마어마한 집이였습니다,
초인종이 있는 집 앞에 떳떳이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부심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조심스레 초인종을 누르니 안에서 누구세요. 하는 초자 누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왜? 누구세요 하는 초자누나 목소리가 그렇게 맑고 청량하게 들리던지?
그 물음에 왜? 그렇게 떨리고 설레던지 몰랐습니다,
엉 겹 결에 어머니가 김치 가져가라고 해서 왔는데요 라고 말 했습니다
그때 초자 누나가 문을 열어주며 어머! 김 선생 오셨구나 하였습니다,
김 선생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저로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나는 아직 나이도 어리고 새파랗게 젊은데 나는 총각이라고 하는 소리도 못 들어 봤는데 난데없이 선생이라니?
난생 처음 들어보는 호칭 이였습니다,
그소리를 듣고 당황되니 가슴이 뛰고 다리가 와들와들 떨렸습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입이 바짝 바짝 타들어 가면서 침이 마르고 입술이 달라붙는 것 같았습니다,
간신히 말했습니다,
저 물 좀,,, 주세요, 소리는 입속에서 맴돌고 밖으로 소리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초자 누나는 상냥하게 웃음 지으며 잠깐만 기다리세요,
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 이였습니다,
기다리세요! 라니 초자누나가 나에게 기다리세요라니?
응, 그래 도석아 기다려! 가 아니고 기다리세요라고 했다, 초자누나가? 웬 일일까?
초자누나가 물 가지러 안으로 들어간 순간 저는 혼자 생각했습니다,
나같이 못생기고 비천하고 남루한 이 행색을 조금도 마다하지 않고 식모가 있는데도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대문도 손수 열어주고 또 기다리세요라니?
아! 저 누나가 틀림없이 나를 좋아하고 있었구나!,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나에게 이렇게 공손하고 친절하게 또 예의 바르게 말 할 수 있단 말인가?
어쩐지 지난주일 내가 설교할 때 나보고 웃는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 생각했었는데,,,,
초자 누나가 벌써부터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어,
그래서 오늘도 내가 김치 가지러 오는 것 알고 학교도 안가고 이렇게 날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그러다가 내가오니까 반갑고 좋아서 뛰어나와 문부터 열어 준거야,
틀림없어,
확인하는 방법은 불쑥 찾아온 나를 맨발로 뛰어 나와 맞이했느냐? 아니냐?
로 판단할 수 있어, 다시 나오면 발부터 봐야지, 이렇게 생각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초자 누나가 초자 엄마와 함께 나왔습니다,
초자엄마도 반가운 얼굴로 오! 도석이 왔구나,
여기 앉아라, 밥 먹었니? 배고프지?
우선 이것부터 마셔라 하면서 마루에 걸터앉게 한 후 깡통을 내밀자 초자 누나가 컵에 누런 물을 부어주는 것 이였습니다,
마셨습니다, 달고 시원하고 새콤하고 부드러웠습니다,
너무 맛있었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신기한 물입니다
누나에게 물 좀 달라고 했는데 초자 누나가 이렇게 맛있는 물을 주다니!
틀림없이 누나가 아끼고 아꼈던 것을 나에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발을 봤습니다, 마루에 접고 앉은 발은 맨발 이 분명하였습니다,
나를 좋아 하는 것이 틀림없다!
초자누나의 맨발은 나를 사랑하는 결정적 증거로 확신했습니다,
이렇게 생각 되여 지자 참 황홀 했습니다,
정신이 아찔할 만큼 황홀 했습니다,
밥 줄까? 하는 초자엄마의 물음에 정신을 가다듬고 아니요, 배 안 고파요, 괜찮아요, 했습니다,
속으론 밥 먹고 가야 하는데! 밥 먹는다고 해야 하는데! 하면서도
나를 좋아하는 초자 누나가 내가 배고파 밥 먹는 것 보면 나를 좋아하던 마음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 밥보다 초자누나가 나를 좋아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되니 아무리 배고파도 밥 먹겠다는 말 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사랑 때문에 배고픈 내색도 못하고 여기 더 있다 가는 결국 밥을 먹게 되고야 말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빨리 이 자리를 벋어나야 되겠다고 생각 하고 어머니가 빨리 김치 가져오라고 하셨어요, 빨리 가야 되요, 라고 말하고 말았습니다,
그럼 이리 오 너라, 하시고 뒷마당 한군데 김장독 파묻은 곳으로 가서 바께스 두통에 가득 담아 주시는 것 이였습니다,
김치 통을 들고 문 밖까지 나오려니까 초자 누나가 문밖 까지 따라 나오며 잘 가세요
주일에 또 뵐게요, 하고 인사하는 것 이였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고개 숙여 인사하며 얼른 발을 봤습니다,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습니다,
초자누나의 행동과 인사말은 또 한번 나를 황홀하게 하였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한 말마디 외는 다른 아무 말 못하고 꾸벅 인사 한번 하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싱글벙글하며 가볍게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생각 했습니다,
초자누나가 문밖까지 따라 나왔다 , 잘 가라가 아니고 잘 가세요 라고 했다! 주일에 나를 또 보자고 했다,
너무 좋아서 양손에 들린 김치 통이 하나도 무겁지 않았습니다,
힘차게 들고 남산 길을 달려 올라갔습니다.
한참을 가다가 손에 무거움을 느끼고 보니 시큼한 김치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있었습니다,
배도 고 팟 습니다, 주위를 살펴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바께스를 내려놓고 손으로 김치를 집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한줄기씩 뜯어 먹다보니 한포기 는 거뜬히 없어졌습니다,
다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집에 도착하여 냄새나는 손을 씻었습니다,
그리고 주일이 되였습니다,
초자누나 가 미국에 계시 기 때문에 이후에 글중 사실 여부 를 확인 할 것도 있어 1,2편 으로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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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03.10.11 - 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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