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부터 사랑한 순 희 1
요람이란 ?
젖먹이를 담아서 재우는 채롱 이라고 한글 사전에 나와 있다, 꼭 맞는 말이다
사실 나는 순 희를 요람에서부터 사랑했다,
뭐라고?
젖비린내 나는 어린 것 들이 감히 어려서 부터 사랑 했다고?
반문 하시면서 어처구니 없어 하실런지 모르겠지만 정말 나는 순희를 요람에서부터 사랑한 것이 사실이다
내가 처음 순 희를 만난 것은 순 희 나이 2살때인 1950년1월4일 인것을 장모님을 통해 확인했다 ,
나는 해방 전 해 평안남도 양덕에서 태어나 두 살 되던해 때 어머님 등에 업혀 서울 땅을 처음 밟았고 그때 부터 줄곳 서울에서 살았다,
어머님이 처음부터 찾은 곳은 재건 교인들이 모이는 처소였다,
처음 얼마 동안 어머님은 을지로 3가에 있는 우리 큰집에 얹혀살았다,
(그때 백설희, 황해 씨가 우리 문간방에 세 들어 같이 살았다, 아버지와 황해 씨는 호형호제 하는 사이로 마땅한 거처가 없던 황해 씨 부부를 아버지가 우리 집으로 끌어들였다고 한다 +아버지는 딴따라였다),
아버지를 찾아 남쪽으로 내려온 어머님은 아버지를 만나긴 하였으나 딴따라였던 아버지는 자주 지방 공연을 다니셨기 때문에 가정을 등한시 하셨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지방공연 떠나시면 재건교인 모임에만 다니셨기 때문에 남한에 내려와서도 재건교회 중심의 신앙생활만 하셨다,
그때쯤 태평로에 재건 교회가 세워졌고 재건교회는 부흥의 불길이 타올라 1.2층 약 70평 내부에는 항상 입추의 여지없이 교인들로 가득찼고 주일에는 앞자리 쟁탈전이 벌어지곤 하였으며 아예 토요일부터 철야 기도하면서 앞자리에 앉으려 하였다,
나는 태평로에 교회가 세워지기 전 부터 어머니 등에업혀 재건교인들이 모이는 처소에 출석하였고 태평로 재건교회가 세워질 때도 어머니 등에 업혀 어머니 와 함께 철야 기도회에 참석(?) 하였다,
나는 어려서부터 유난히 장난기가 많고 꼼지락 거리기를 좋아해서
잠시도 가만있질 못했다고 한다,
그 당시 교역자들 중에는 원칠 조사님이란 분이 계셨는데 나를 가장 예뻐 해 주신분이 원 칠 조사님 이라고 어머님은 나에게 자주 말씀하셨다,
어떤날 하루는 원칠 조사님이 나를 앉혀놓고 최 선생! 이 녀석 믿음으로 잘 키워야 돼!, 잘 키우면 큰일 할 녀석이야!
라고 말씀 하셨다면서 어머님은 내가 조금이라도 딴길로 나가려하면 원칠 조사님 말씀 생각 하라고 말씀 하시면서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 고 강조하셨다,
원칠조사님은 음악 실력이 뛰어났다고 한다,
나를 위해 특별히 노래도 작사 작곡해 주시고 직접 나에게 배워주셨다고 하는데 나는 지금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원칠 조사님 외에도 여러 어른들 에게 많은 사랑 받았다고 한다,
어머님은 거의 매일 교회에서 주의 종들 수발들고 봉사하며 지냈다고 한다
얼마쯤 지나 우리식구는 을지로에서 큰조카 네가 사놓은 순화동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였다
그곳은 태평로 교회에서 가까운 곳이 였다 (지금의 동화약품 자리)
거기서 6,25를 맞았다,
우리식구는 6,25때 피난을 가지 않았다, 아니 피난가지 못 했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나는 6,25의 참혹한 장면을 많이 보았다,
공산군이 서울을 점령하고 활개치고 다니며 반동분자들을 색출한다고 머리에 붉은 띠를 동여맨 청년들이 대나무 창을 들고 가가호호 문을 두드리며 다니는것도 보았다,
우리 집에도 아버지를 찾는다고 여러 번 찾아 왔다,
재건교회도 수난을 당했다,
미처 피난가지 못했던 김린히조사를 위시한 태평로 재건교회 13명의 청년 지도자들이 납북되였다,
어릴때 그 분들의 이름을 참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13명의 이름들이 잘 기억되지 않는다,
알려고 하면 방법은 있으나 그만 두기로 하겠다,
너무 아픈 상처 이였으므로,,,,
공산당원들의 핏발 선 눈빗의 그 얼굴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공산군이 서울을 점령한 그때 어머니는 만삭의 몸이셨고 더 이상 움직일 수 도 없는 그런 처지였다,
1950, 7,15일 내 동생 지석이가 응애 소리를 지르고 이 땅에 태여 났다,
어머니는 지석 이를 낳고 전쟁의 와중에 먹지 못해 퉁퉁 부은 몸으로 염천 교에 있는 양곡창고가 폭격 맞아 쌀이 길바닥에 널려있다는 소식 들고 달려가 흩어진 쌀알 주워 와서 돌과 흙을 골라내고 물에 불리고 무우 줄거리를 가득 넣어 죽을 쒀서 연명 하였다,
어머니는 동생 지석이 에게 줄 젖이 안나와 안타까워 했고 나는 그때 이미 7살 인데 지석이에게 젖먹이는걸보면 나도 어머니 젖 먹겠다고 달려들곤 하여 어머니 한테 매 맞고 울던일과 끝내 뗑 깡 부려 억지로 한 모금 젖 먹어보니 젖 맛이 무척 심심했던 일과 동생 지석이 가 항상 배고파 울고 영양 실조로 참 고생 많이 한일이 생각난다,
유엔군의 개입과 미군의 진격으로 그해 9월 28일 서울이 수복 되였지만 혼란은 가중되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전쟁 중에도 나를 데리고 태평로 교회에 다니시곤 했다,
어느 날
어머님이 기도 중에 하나님이 계신 교회가 우리의 피란처 되고 구원의 방주 되니 교회로 들어오라는 주님의 음성 들었다고 하시면서 나와 내 동생 지석이 를 데리고 태평로 교회 로 이사 들어가셨다,
그때쯤 태평로 교회는 이북에서 월남하는 재건교회 피난민들의 정거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중공군이 개입하여 서울이 위태롭다고 많은 사람들이 태평로 교회에서 와서 한 두 밤 자고나면 모두 남으로 남쪽으로 내려갔다,
그해 초겨울 에는 태평로 교회에는 우리 식구만 남고 텅 빈집 처럼 되고 말았다
그해 초겨울 불쑥 아버지가 교회로 찾아 오셨다,
우리식구는 아버지와 함께 성탄절을 태평로 교회에서 지냈다,
며칠 지난 어느 날 국군들이 국방의용군 모집한다고 교회에도 찾아왔는데 아버지는 급히 교회 뒤에 있는 변소에 숨으셨다,
숨으시면서 누가 나를 찾으면 여기 아버지 없다고 해라 하셨다,
나는 아버지를 찾는 군인들에게 여기 아버지 없다고 아버지가 말씀 하셨어요, 라고 말하고 아버지 숨은 곳을 지적해서 결국 아버지는 의용군으로 차출 되 제주도로 가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일은 1,4후퇴 직전에 일어난 일이였다,
결과적으론 내가 아버지의 생명을 구 한 것이 되었다,
그러나 어머니와 나, 내 동생 지석 이는 태평로 교회 하층에 방을 굳게 지키고 있었다,
1951년 1,4일 젖먹이 어린아이를 등에업고 태평로교회 예배당에 찾아온 임명숙 선생(현재 재건뉴욕교회 권사 이시며 , 저의 장모님)등에 업힌 순희,
]
이렇게 해서 나와 순희의 첫만남은 태평로교회에서 이루어졌고 이때부터 나의 지고 순진한 l사랑은 시작되였다 ,
서울은 중공군이 넘쳐나고 주위에는 아편쟁이들이 득시글거렸다,
어쩔수없이 순희는 우리와함께 태평로 교회에서 살았다
결국 나는 순희 나이 2살때부터 순희와 동거하기 시작 한 것이 되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태평로 교회 주변 모든 집은 약탈당하고 아편쟁이들이 뒹굴고 도둑들의 소굴이되고 시체들이 널 부러져 있어도 유독 태평로 재건교회 만큼은 아무도 침범치 않았고 대문앞도 항상 깨끗하였다,
어머님과 장모님은 이런 사실에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믿고 더욱 담대해 져서 주일이면 나와 내 동생 지석 이와 순희를 데리고 2층 예배당에 올라가 예배하시고 크게 찬송하시곤 하셨다,
어느 날 인지 분명치 않지만
대낮부터 하늘위에서는 쌕세기 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날아 다녔다,
그때는 비행기가 무엇인지 몰라 쌔엑하고 소리 내고 날아간다고 하여 쌕세기 라고 불렀다
쌕세기가 지나가면서 큼지막한 쇠 덩어리들이 마구 떨어뜨리곤 하였다 ,
한참 지나면 굉음이 울리고 창문이 흔들리고 집도 흔들렸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나를 앞에 앉혀놓고 동생을 꼭 안고 기도하시곤 하였다, 또 다시 쌕세기가 뜨던 어느 날,
어머니는 내 동생 지석 이를 등에 업고 나를 데리고 교회 뒷 마당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에게 이렇게 말씀 하셨다,
도석아! 저기 하늘을 봐라 쌕세기 보이지? 응!,
그래!,
그리고 쌕세기에서 폭탄 떨어지는 것 보이지? 응!
그래!,
도석아!
저 폭탄이 우리 머리위에 떨어지면 우리는 바로 천당 가는 거야!
그러니까 폭탄은 무서운 게 아니란다,
소리가 아무리 크고 무서워도 우리가 천당 가면 다 없어 질 거니까 겁내지 마라,
알았지? 응!,
우리 머리에만 떨어지면 우리는 바로 천당이다,
우리 머리에 떨어뜨려 달라고 기도해라,
두려워 하지말고 잘 봐라!,
머리위에 떨어지나 잘 봐!,
무서워하지 말고 똑바로 쳐다 보아야한다 !,
그렇게 말씀 하시더니
찬송 부르자,
믿는 사람들아 군병 같으니, 앞에 가신 주를 따라갑시다,
저는 그때 처음으로 그찬송을 어머님에게 배웠다,
그 후부터 그 찬송을 부를 때면 가끔은 태평로 창공에 떠다녔던 B29 폭격기와 두려움 없이 폭격기를 바라보시며 찬송부르시던 어머님의 얼굴 이 떠오르곤 합니다 ,
(어머님이 살아 생전에 이 이야기를 자주 하시면서 그때 같은 담대한 믿음이 없어졌다고 한탄 하시곤 하셨다),
그때는 분명코 원자폭탄이 비 오듯 쏟아져도 두려움이 없을 만큼 강하고 담대 했었다 ,
진정 강하고 담대한 믿음으로 살았고 총알도 우리를 피해가는 놀라운 체험 속에 살았던 시대였다
또 어느날
갑자기 별안간 귀를 찢는 폭음이 들리더니 ,, 정신이 멍해져 있는데 ,
태평로 교회 근방이 화염에 휩싸이기 시작 하였다
바로 칠성사이다 공장 옆 중국인 아편쟁이 마을 이불타고 있었다,
우리는 늘 폭탄이 머리위로 떨어지기를 바랐는데 바로 옆에 떨어져 불타고 있는 것 이었다,
온통 화염에 싸여 시뻘겋게 타올랐다,
부지직, 부지직 탁탁 불타고 부러지는 소리가 계속 되였다,
문제는 그 불길이 점점 교회 쪽 으로 향하고 있다는데 있었다,
어머님과 임선생 저와 지석이 순희 를 데리고 교회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말씀 하셨다,
하나님의 집이 불타면 안 된다,
예배당은 불타면 안돼!
이 불이 예배당에 침범치 못하도록 막아 주실 분은 하나님 밖에 없다,
하나님께 하나님의 집 지켜달라고 기도하자,
만약 불이 옮겨 붙어 예배당이 불탄다 해도 밖으로 나갈 생각 말자,
다니엘의 세 친구를 건져주신 하나님이 믿고 구하기만하면 능히 우리도 구해 주실 것이다,
자! 기도하자! , 야판! 기도하자! (야판기도+이북사투리로 죽기 살기의뜻)
그러면서 어머님과 임선생이 함께 소리소리 지르며 울면서 기도 하시는 것 이였다,
나와 내동생 지석이 그리고 순희도 그냥 영문도 모른 채 따라 울었다,
얼마를 울었는지 얼마가 지났는지 모른다 ,
잠들었다가 깨어난 것 같았다,
조용 했다,
매케 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뒤 마당으로 가 보았다,
뒤 마당 바로 벽돌과 양철로 막은 담장은 나무만 타고 양철이 시커멓게 그을린 그대로 벽돌담장에 서있고 거기서 불은 꺼져 있었다,
바람은 교회 반대 방향 동서쪽으로 불고 있었다,
교회는 그렇게 무사히 보호되고 있었던 것 이다,
또 한번은
그 당시 덕수궁 앞에 탱크가 몇 대 진치고 있었고 아마 지금의 시청 앞 분수대 앞쯤에 휘발유 드럼통이 산만큼 가득 쌓여 있었다, ,
또다시 쌕세기가 떳 다,
굉장한 폭음 들렸다,
천지가 떠나가는 듯한 폭음 이였다,
교회 유리창도 많이 흔들렸고 몇 장이 깨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저기 폭음이 들리고 많은 사람의 신음과 비명도 들렸다,
밖으로 다니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솜이불을 둘러쓰고 다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파편이 솜이불을 뚫지 못한다고 쓰고 다닌다는 것 이였다,
말하자면 이불이 방탄복인 셈이다,
밤중이 되였다,
하늘에서는 불꽃놀이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그것은 탱크 연료로 쌓아둔 휘발유 드럼통이 폭격에 맞아 불타고 있는 장면 이였다,
한참 불길이 솟은 후,
여기 저기 저기서 드럼통이 휙 하고 하늘로 올라가더니 펑하고 터지면 온통 불이 사방으로 퍼지고 또 다시 펑 하고 또, 휙 하고 하늘로 치솟고,
아주 오래 동안 계속 되었다
철부지인 저로서는 그저 불구경이 즐거울 뿐 이였다,
아마 평생 다시는 그런 구경 못할 것 이다,
참 신기 했다,
아침에 나가보니 뜨거운 기운이 확확 달아올랐고 그때 까지도 가끔 휙 , 펑 하는 소리가 들렸다,
덕수궁 앞에 가니 탱크는 온데 간데 없었다,
그 때 제 나이 7살 이였는데 중공군이나 인민군들을 보고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떤 사람을 잡아 마구 때리더니 바로 총으로 쏘아 죽이는 것을 보고 어머님께 말씀드렸더니 파편 맞으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다시는 밖으로 다니는 것을 금지 시켰다,
그리고
이북에서 월남한 차령관 할머님이란 분이 한분 더 들어 오셨고 그때부터 먹고 살기위에 두 엄마는 쌀 주우러 우거지 주우로 밖으로 다니셨다,
나는 할머니와 함께 내 동생 지석 이와 겨우 기어 다니는 순 희 의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돌보고 노는 것이 일과가 되였다,
그러다가 교회가 안전하다는 소식이 더 퍼지면서 어떤 불신자 가족 4-5명이 친척이 재건 교인인데 만날 때 까지 머물러야 되겠다고 하면서 억지로 밀고 교회에 들어왔고 이후부터 매일 예배드리는 것이 시끄럽다는 불신자의 시비로 사이가 벌어져 그들에게 교회에서 나가 줄것을 요구하였으나 차일피일 미루더니 점점 사이가 이상하게 벌어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교회 안에서 신자와 불신자가 반목하니 마귀가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인민군들이 교회에 들이닥쳣다,
없었던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큰 시험의 바람이 닥쳐 온 것 입니다,
그들은 모두에게 이북으로 피난 갈 것을 강요였다,,
안 따라 가면 모두 따발총으로 죽일것 이라고 했다
어머니가 기지를 발휘해 갖난아이가 있어 먼길 가려면 달구지가 필요하니 내일이라도 달구지만 가져오시면 언제든지 따라가겠다고 했다,
인민군들도 좋다고 달구지를 가지고 오기로 했다,
출발 날짜까지 약속하고 출발전 날까지 태연히 출발준비 하였다,
그리고 출발 약속한 그날 새벽에 어머님 과 장모님은 나와 동생 지석이 그리고 순 희 차령관 할머니와 함께 교회 근처 빈 집으로 불신자들 모르게 살그머니 깜쪽같이 피신하여 숨어 버렸다,
바로 그날 아침 인민군들이 들이닥쳐 교회 안에 남아있던 불신자가족 모두를 끌고 이북으로 갔다고 한다,,
다시 교회가 비워졌으므로 며칠더 지난 후 다시 교회로 들어갔다,
어머니와 장모님은 이렇게 교회에 못 들어 올것이 들어오면 큰 환난 당하는 큰 경험 했다고 하셨다
그런데 어떻게 연락 되었는지 제주도에 의용군으로 끌려가신 아버지께서 우리 식구모두 제주도로 들어오라는 연락이 왔다는 것 이다,
이것이 순 희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별 이였다,,
그러나 그 작별은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재회하게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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